[이광연한의원 이광연 박사] 강서양천신문 - 제호탕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115.94.92.18)  lky@lky.l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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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건강음료 두 번째, 제호탕(醍醐湯)

 

오늘은 생맥산과 더불어 우리 선조들이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즐겨 마신 대표적인 한방 음료 제호탕에 대해 알아보자.

 

 

제호탕이란

 

제호탕은 오매(매실), 백단향, 사인, 초과, 꿀로 구성된 처방이다. 제호(醍醐)는 맛이 가장 좋아서 비교할 수 없이 좋은 맛, 그러니까 가장 숭고한 경지를 말한다. 제호탕은 서열(暑熱)을 풀고 번갈(煩渴)을 그치게 한다. 그리하여 단오부터 여름내 마시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여름에 귀하게 구한 얼음물에 타서 마시면 더없이 좋은 청량음료였다.

 

계절에 따른 행사를 기록한 동국세시기를 보면, 조선시대 단옷날 궁중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진상하면, 임금께서 부채와 함께 기로소에 보냈다고 한다. 기로소란 70세가 넘은 정이품 이상 퇴임 관리들의 예우를 목적으로 설치한 기구로, 지금의 국정자문회의 경로당 같은 곳이다.

 

국조보감(國朝寶鑑)에는 여름이 되어 정조가 제호탕을 하사하니, 신하들이 감격하며 받는 장면이 나온다. 조선에 사신으로 왔던 일본인들도 제호탕을 평생 잊지 못했던 모양이다. 조선 효종 때 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남용익이 마중 나온 일본 관리에게 제호탕을 선물하니까, 13년 만에 조선의 별미를 다시 맛보게 되었다며 좋아했다고 부상일록(扶桑日錄)에 기록되어있을 정도다.

 


제호탕의 효능

 

동의보감(東醫寶鑑)제호탕은 더위에 시달려 기력이 쇠진했을 때 마시면, 갈증이 사라지고 기운이 나며, 위를 튼튼하게 하고 장의 기능을 조절하여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 단옷날에 이를 복용하면, 여름을 잘 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제호탕은 정신을 맑게 하고, 무기력증을 이겨내며, 식욕부진이나 배탈, 수인성 전염병 등 잔병치레를 예방하는 역할을 했다.

 

 

제호탕 구성 약재의 효능

 

오매(烏梅)는 채 익지 않은 푸른 매실을 불에 그슬려 말린 것으로, 빛이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서 오매라고 한다.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등의 유기산과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무기력 해소에 효과적이다. 구연산은 체내 피로물질인 젖산을 분해해서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그래서 매실을 장복하면 피곤하지 않고 체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매실의 피루브산은 간에 누적되는 유해 물질을 없애고 간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 피크린산 성분은 해독 및 살균작용이 있어, 여름철 식중독, 설사, 배탈 등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매실의 신맛과 관계된 고사성어가 바로 망매지갈(望梅止渴 : 매실을 보고 갈증을 멎게 함)’이다. 위나라의 조조가 행군 가운데 길을 잘못 들어, 병사들이 갈증으로 기진맥진했을 때, 조조가 저 산 너머 매실 밭이 있다고 하자, 병사들이 군침을 삼키고 산을 쉽게 넘었다고 한다.

 

초과와 사인은 모두 생강과에 속하는 약초 열매로, 향기가 있으면서 위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백단향도 식욕을 증진하고 소화 기능을 좋게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나지 않는 한약재로 주로 남방지방이나 인도에서 수입하는 고급 약재다.

 

 

제호탕 만드는 법

 

먼저 오매(매실) 400g, 백단향 40g, 사인 20g, 초과 15g을 곱게 가루 낸다. 이것을 꿀 1.8에 버무린 뒤, 살짝 끓여 수분을 완전히 없앤 다음, 자기나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고, 냉수에 3스푼씩 타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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