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 병 - KBS3라디오
입안이 유난히 자주 헐거나 부르트는 어르신들은. 지금까지는 ‘피곤해서 그러려니’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겠지만, 혹시 베체트병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베체트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원장님 베체트병 하니까 조금 생소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베체트병이란 무엇입니까?
베체트병이란 구강궤양, 생식기궤양, 눈의 염증 및 피부 병변을 주증상으로 하는 일련의 증후군으로서 ‘안․구․생식기 증후군’ 또는 ‘피부․점막․안 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이 병은 1937년 터키의 피부과 의사인 훌루시 베체트(Hulusi Behcet)가 입안과 생식기 주변의 궤양과 눈의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환자를 학회에 보고하면서, 그의 이름을 따서 베체트병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기술은 기원전 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그 당시 히포크라테스는 그의 저서 에피데미온에서 베체트병과 유사한 병을 기술한 바 있습니다.
2. 그러니까 베체트란 학회에 최초로 보고한 의사 이름이었군요. 상당히 오래된 이 베체트병을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베체트병은 한방의 호혹(狐惑), 음식창(陰蝕瘡), 묘안창(猫眼瘡) 등과 비슷합니다.
입이나 인후가 헌 것을 혹이라고 하고, 항문이 헌 것을 호라고 해서, 둘을 합쳐 호혹증이라고 부르고, 생식기에 궤양이 생긴 것을 음식창, 눈에 궤양이 생긴 것을 묘안창이라고 부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호혹증에 대해 충증, 즉 벌레가 몸을 파먹는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였는데, 현대 의학에서 보면 바이러스도, 세균도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자가 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즉 특별한 원인을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3. 그러면 베체트병은 어떻게 진단받습니까?
베체트병은, 뚜렷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정확한 수치로 진단 내릴 수 있는 검사법이 아직은 없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과 진찰 소견을 종합해서, 다음과 같은 진단기준에 부합될 경우에는, 베체트병으로 진단을 내립니다.
1) 재발성 구강 궤양==기본으로 하고
2) 아래 4가지 병변 중 2가지 이상이 발생
① 재발성 생식기 궤양
② 안 질환 : 전방포도막염, 후방포도막염, 망막 혈관염
③ 피부 질환 : 결절성 홍반, 구진농포, 여드름과 같은 결절
④ 이상 과민 검사 양성 : 팔 내측에 생리식염수를 주입하고 48시간 후, 주사부위에 농포가 생기면 양성.
4. 재발성 구강 궤양을 기본으로 하고 생식기, 눈, 피부, 과민반응 4가지 병변 중 2가지 이상이 발생시에 베체트병이라고 하는군요. 그러데 베체트병이 잘 발생될 수 있는 지역이 있다면서요.
베체트병은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레바논 등 지중해 연안국과 중동지역 및 한국, 일본, 중국 등 극동지방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이는 과거에 동서교역의 통로였던 비단길을 따른 분포이기 때문에, 일명 비단길 병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러한 지역성이 있기 때문에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5, 베체트병을 일명 비단길 병이라고도 불리는군요. 그러면 국내의 경우에 베체트병 환자의 숫자는 어떻게 됩니까?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약5만 명 정도고, 연령별로 보면 20~50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남녀 비율은 거의 비슷합니다.
일반인 중에 20%가 자주 구내염, 구강궤양을 경험하고 이 중에 약 2% 내외에서 베체트병으로 발전하며 10만명당 8명의 빈도로 발생하며 그 중 15%가 가족력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자주 입안이 허는 어르신분들은 1년에 한번가량 베체트병인지 진단을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구원종씨 부인
6. 약 5만 명 정도가 이 베체트병으로 고생을 받고 있군요. 그러면 베체트병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동의보감에서는 호혹증의 원인을, 중병을 앓고 난 뒤에 위와 장이 허해졌기 때문이라고 보았는데요. 이는 체력과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을 뜻하는 것이죠.
한의학적으로는 습열(濕熱), 기허(氣虛), 혈열(血熱) 즉, 몸에 불필요한 열이 넘치고, 그 열을 제어할 기운이 약해져서, 혈관이나 점막 부위에 염증과 궤양을 일으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베체트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만 일부 지방에서 많이 발생하는 지역적 분포로 미루어 봐서, 유전적 인종학적 소인이 있는 사람들이 생활환경이나, 음식, 바이러스 감염, 알레르기 등에 의해, 면역기능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7, 그러면 이러한 베체트병은 전염되는 병인가요?
일부 사람들은 몇몇 국소적인 증상들 때문에(구강 및 성기 궤양), 베체트병이 접촉을 통해서 전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고, 베체트병은 전염성이 있거나 옮겨지지 않습니다.
8. 유전의 가능성은 있지만, 전염되는 병은 아니군요. 그러면 베체트병의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베체트병의 가장 초기 증상은 구강궤양으로, 관찰되는데. 피로할 때 입 속이 헐고 부르트는 흔한 증상으로 병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기진단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더구나 일반인은 이 병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병을 키우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구강궤양과 함께 생식기궤양, 피부염이나 피부 결절, 눈의 염증이 주된 증상이고. 그 외에 관절염, 소화기 증상, 혈관염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9. 오늘 베체트병의 증상을 잘 들으시고, 의심되는 분들은 꼭 진찰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네요. 베체트병을 예방하거나, 질병이 있는 어르신분들의 생활요법은 어떻게 됩니까?
①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베체트병의 악화요인은 긴장, 과로,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파괴, 인체의 불균형이기 때문에, 평소 입안이 자주 허는 사람들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합니다.
② 술, 담배를 끊습니다.
혈액을 탁하게 만드는 주요원인은 술과 담배입니다.
지나친 음주는 간을 손상시켜 간의 혈액 해독 기능을 떨어뜨리게 하며,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 속에 니코틴, 일산화탄소, 타르 등 나쁜 물질이 쌓이게 합니다.
그 결과로 술과 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은, 혈액이 탁해져 바이러스나 세균에 쉽게 감염이 되고, 피부에 상처가 생겨도 치유가 잘 되지 않습니다. 특히 입안에 궤양이 있을 때 흡연을 하면, 궤양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에 절대 금연하도록 합니다.
10,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과 술과 담배를 안하는 것이 중요하군요
③ 단단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않좋은데. 단단하고 맵고 짠 음식은 입안의 궤양을 자극해서, 악화시킬 수 있기때문에 부드럽고 담백한 음식을 드시고, 장에 궤양이 생기면, 겉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심한 고통이 있기 때문에, 베체트병이 심한 경우에는 죽밖에 못드시는 경우도 있죠.
④ 개인위생을 철저히 합니다. 베체트병에 걸리면 피부, 점막 어디에든 궤양이 발생할 수 있기에, 몸에 상처가 생기거나 감염이 되지 않도록 깨끗이 하도록 합니다.
11,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않는 것과 개인위생이 중요하군요.
⑤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하면 좋은데, 비타민 C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고, 혈관벽을 튼튼하게 해서 궤양과 출혈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비타민B1, D 도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을 주어 베체트병의 증상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⑥ 궤양부위는 비누로 씻지 말고 생리식염수로 씻는 것이 좋습니다. 생식기 궤양은 한약재인 고삼, 사상자 40g 달인 물(3~4일 분량)로 씻어주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12, 휴식과, 술, 담배, 식생활, 개인위생, 비타민섭취가 중요하군요. 그러면 베체트병의 예후는 어떻게 되나요?
베체트병은 증상이 계속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재발과 회복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구강궤양이 생기면 맵거나 짠 음식을 먹을 때 고통스럽고, 심하면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 영양장애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 10년 이상이 지나면 증상이 점차 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눈에 포도막염이 생기면 환자의 약 20%는 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13. 재발과 회복이 반복되면서 점차 완화되기도 하는군요. 그러면 한의학에서의 베체트병을 어떻게 치료하나요?
치료는 혈액과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사물탕과, 감염으로 인해 탁해진 혈액을 해독․소염 시키는 황련해독탕 이나 온청음을 기본으로 하여 처방합니다.
즉, 면역력을 강화시켜서 자연적으로 궤양을 줄어들게 하고, 새살이 돋게 하면서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처방을 쓰기도 합니다.
또, 관절염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침구요법, 봉독요법으로 치료를 하고, 특히 만성적으로 베체트병을 앓는 분들은 피로감, 체력저하,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위의 처방 구성에 따르지 않더라도 인체의 균형을 잡아준다면 베체트병의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