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묘기증 - KBS1라디오
피부를 긁으면 몇분 내로, 긁은 자리가 그대로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서 글자를 쓸 수 있을 정도로 피부가 예민해지고 추운데 있다가 따듯한곳 들어가면 온몸이 간질거리고 두드러기처럼 붉어지는 증상을 피부묘기증이라고 하는데요. 치료가 안되면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피부묘기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원장님 피부묘기증, 잘 들어보지 못한 질환인데요. 이름도 뜻도 궁금하고, 피부묘기증은 정확히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피부묘기증의 묘기는 그릴 묘(描)에 기록할 기, 글자 기(記)라는 한자로, 말그대로 피부에 글자를 그릴 수 있는 질환이라는 뜻입니다.
피부를 긁거나 스치거나, 살짝 눌리기만 해도, 그 부위에 부종과 빨간 발적이 나타나고 가려움증이 생기는 두드러기의 한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요.
정상적인 생리반응과는 달리 약한 자극에 대해서도 혈관이 과민하게 반응해서 나타나는데, 알레르기성 질환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는 피부알레르기 질환의 일종인 것이죠.
2. 피부에 글자를 쓸 수 있을 정도로 피부가 예민해지는 질환이군요. 피부묘기증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피부 묘기증은 우리나라 인구의 5% 정도, 즉 20명 1명 이상이 지니고 있을 만큼 흔하게 나타나는데요. 다른 피부질환 예를 들면 두드러기, 알레르기피부염, 아토피, 지루성 피부염 등과도 자주 동반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전반적인 두드러기 증상을 은진(癮疹)이라고 하는데요. 그 원인으로는, 풍(風)과 열(熱)과 습(濕)의 나쁜 기운이 피부에 침범해서 혈이 탁하고 열해져서 생긴다고 보고있습니다,
바람을 뜻하는 풍(風)은 한의학에서는 갑자기 오는 질환, 변화가 심한 증상, 외부의 기운, 즉 날씨나 기온으로 인한 질환, 고정되어 있지 않고 움직이는 것, 전염되는 질환 등을 뜻합니다. 피부묘기증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고,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풍(風)과 연관이 있으며, 붉은 색은 열(熱)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죠.
서양의학에서는 두드러기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요 유발인자로는 약물과 음식물을 들 수 있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고 보고있습니다.
3. 피부묘기증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피부 묘기증의 진단은 어렵지 않은데요. 뭉툭한 펜과 같은 기구로 피부를 죽 밀어서 반응을 보는 것으로 진단합니다. 즉각, 혹은 수분 내로 밀은 자국이 부어오르는 팽진이 발생하며, 건강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과 달리 가려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팽진은 30분 정도 지속되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게 됩니다.
4. 피부묘기증인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군요. 그러면 피부묘기증의 치료법은 어떻게 되나요?
한의학적인 면에서는 우선 풍과 열 습의 기운을 빼내는 방법과 탁해진 혈액을 깨끗하게 하고 소양감을 없애기 위해 피부를 강화시키는 처방을 사용하게 됩니다.
더불어 외부의 기운에 쉽게 침범되는 것을 막고, 면역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기운을 보하는 처방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냄비의 뚜껑을 꽉 닫고 계속 물을 끓이다보면, 뚜껑이 들석거리거나 냄비가 터지게 됩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열되는 열을 줄이거나, 물을 더 넣어주거나, 냄비 뚜껑에 구멍을 약간 틔워서 열기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여, 조절을 하게 되죠?
인체내에서도 불필요한 열이 계속 쌓이지 않도록 피부를 조절하고, 열기의 근원을 없애주는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5. 피부묘기증이 있는 분들이 지켜야할 생활습관은 무엇이 있을까요?
① 옷을 가려 입어야 합니다.==특히, 피부묘기증은 건조한 피부에 화학섬유 등이 닿을 경우 증세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부드럽고 땀 흡수가 좋은 안감을 선택하고, 면 티셔츠, 러닝 등을 속에 받쳐 입는 것이 좋습니다.
새 옷은 입기 전에 한번 세탁을 한 후 입습니다. 옷을 약간 헐렁하게 입고 신발도 너무 꽉 조이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또, 양모, 담요 등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섬유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피부묘기증은 피부가 건조할 때 더욱 심해집니다. 목욕 후 보습크림을 사용하고, 요즘처럼 건조한 환절기에 가습기 등을 이용하여 실내 습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③ 자극적 음식, 열이 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체내의 불필요한 열이 많은 체질에 피부묘기증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따라서, 인스턴트 식품, 커피, 담배 등과 같은 자극적 음식이나 체내의 열을 조장하는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6. 피부질환이니만큼 목욕법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피부묘기증에는 어떤 목욕법이 있습니까?
피부묘기증 뿐만 아니라, 알러지성, 아토피 피부에는 지실 목욕이 아주 좋습니다. 탱자의 열매를 말린 것을 한방에서는 지실이라고 부르는데 맛이 쓰고 매우며 약간 찬 성질을 갖습니다.
몸 안에 습열(濕熱)이 정체되거나 피부 발진이 생겼을 때, 또는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피부와 근육 사이에 잠복해 있는 은진에 지실을 이용해 술을 만들어 마시면 도움이 되고, 지실을 달인 물로 환부를 씻는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만, 체질 상 몸이 차가운 경우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까 처음 하루 이틀은 손발만 해보고 특별한 이상이 없을 경우에 사용하시거나, 한의사와 상담 후 약재를 결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7. 피부묘기증에는 운동을 하는건 괜찮은가요?
피부질환에 운동 여부는 여기저기 의견이 분분한 부분이지만 피부묘기증에 있어서는 적당한(피부가 촉촉히 젖을 정도의) 운동은 피부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땀 자체가 자극요인이 되어서 땀을 흘리면 더 가렵거나 따갑다면 운동 강도를 조절해야 하며, 운동 중 땀이 많이 흐른다면 면 수건으로 땀을 찍어내듯이 피부를 닦아줍니다.
요즘 유행하는 요가나 스트레칭 등이 좋고, 가볍게 걷는 정도의 속도는 도움이 됩니다.
8. 목욕을 할 때,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오래 있거나 땀을 빼는건 어떤가요?
찜질방, 사우나는 피하도록 합니다.
찜질방처럼 고온 건조한 곳에서는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혈관이 확장돼 피부가 더욱 붉게 나타나게 되고, 장시간 사우나나 찜질방, 목욕 등을 할 경우 피부 보호막이 손상되기 쉽습니다.
특히 찜질방의 뜨거운 실내열기로 피부표면 온도까지 올라가면 피부는 수분을 쉽게 빼앗겨 ‘피부건조증’까지 나타날 수 있죠.
또, 열독으로 인한 피부묘기증의 경우에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까 찜질방, 사우나, 장시간의 뜨거운 목욕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9. 한방차로 이용할만한 약재가 있을까요?
화피(樺皮)가 피부묘기증에 한방차로 활용할만한 좋은 약재 중의 하나입니다. 화피는 자작나무의 껍질인데, 그 성질이 쓰고 차갑습니다.
화피는 청열이수, 거담지해, 소종해독(淸熱利濕, 祛痰止咳, 消腫解毒)의 효능, 즉 열을 내리고, 수분소통을 원활히 하여 담을 없애고, 부기를 가라앉히고, 해독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예로부터, 피부소양감, 두드러기, 설사, 황달, 오래된 기침, 급성 편도선염에 활용을 했는데요.
다만, 비위가 허약해서 설사하는 사람은, 화피의 성질이 차갑고 서늘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10. 한방처방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피부의 열기를 풀어주고, 해독작용이 있는 약재들을 배합하여 피부묘기증을 치료하게 됩니다. 승마갈근탕, 방풍통성산, 형방패독산에 화피, 선퇴 등의 약재를 가감하게 됩니다.
물론 체질적으로 허약하여 피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에는 열기를 꺼주는 처방이 아니라 체력을 보충하는 십전대보탕, 쌍화탕과 같은 처방으로도 좋아지는 환자분들도 있으니,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동의보감에서는 ‘흰 은진이 돋아 가려운 것이 날씨가 흐리고 차면 심해지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낫는 것은 한사(寒邪)가 살과 피부에 잠복해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한랭두드러기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습니다. 이러한 한랭두드러기에는 오약순기산(烏藥順氣散)을 투여하여, 깊이 잠복해 있는 한사(寒邪)를 제거하면 증상이 많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참고)
11. 접촉성 피부염과 피부묘기증은 다른 것인가요?
피부묘기증과는 다른 증상입니다. 피부묘기증은 외부의 자극이 무엇이든 반응을 해서, 혈관 자체가 붓는 증상을 보이지만, 접촉성 피부염은 접촉물질의 자극성으로 인해서 생기게 됩니다.
접촉성 피부염은 . 접촉물질 자체의 자극에 의하여 생기는 원발성 접촉피부염과 접촉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에게만 생기는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한의학에서는 몸의 정기(正氣)가 약해져, 외부의 자극인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파악했으며, 그 이외에도 옻과 같은 자극으로 인한 칠창(漆瘡)의 경우에는 외용제를 이용하여 치료하는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12. 두드러기에는 피부묘기증 이외에 또 무엇이 있나요?
보통 두드러기는 인구의 15~20%가 한번쯤 경험하는 흔한 피부 질환으로 심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치료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흔히 담마진이라고도 하는데 ‘담마’란 ‘쐐기풀’을 가리키는 말로 쐐기풀 가시에 찔리면 피부가 붓고 가려워지는데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두드러기란 어떤 원인에 의해 인체의 면역에 관계하는 세포들이 자극을 받아 히스타민을 과도하게 분비하여 혈관을 확장시키고, 그로 인해 혈액 성분이 빠져 나와 피부에 부종(팽진)과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두드러기에는 피부묘기증 외에도 음식을 잘못 먹어서 생기는 식이성 두드러기, 더운 물이나 바람으로 인한 온열 두드러기, 찬물이나 찬 바람으로 인한 한랭 두드러기, 온열 두드러기와 비슷하지만 두드러기 증상이 전신에 나타나는 콜린성 두드러기, 특별한 원인이 없는 심인성 두드러기 등이 있습니다.
13. 음식을 먹고 두드러기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때는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피하는게 맞는건가요?
두드러기하면 흔히들 알레르기를 연상 고등어, 꽁치, 딸기, 복숭아 등 알레르기를 잘 일으킬 듯한 생선이나 과일 등 음식물을 연상하고, 항간에서는 두드러기가 나면 닭고기나 돼지고기, 쇠고기 같은 육류를 금하는 것이 보통이죠.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경우로 두드러기가 나는 경우는 오히려 비율이 낮습니다. 또한 두드러기는 모두 알레르기반응으로만 오는 것은 아닌데요. 그야말로 모든 물질이 모두 두드러기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집안의 먼지가루, 꽃가루, 음식물, 약물, 기생충, 진드기, 추위, 더위, 햇빛, 내부질환, 동물의 털, 비듬, 피부묘기증처럼 압력에 의해서도 두드러기가 생기게 됩니다.
14. 잘못된 음식을 먹으면 몸에 두드러기처럼 뭐가 나거나, 구역, 설사도 하게 되는데, 그것은 두드러기인가요, 식중독인가요?
식중독은 음식이 부패하여 식중독균이 독소를 생산하여 복통,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므로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들에게 집단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반면에 두드러기는 알러지 반응이어서 음식을 같이 먹은 다른 사람들은 괜찮으며 그 음식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므로, 식중독과는 구별해야 합니다.
가벼운 식이성 두드러기의 경우에는 2~3일이면 완쾌되지만, 기관지같은 호흡기 점막에 두드러기가 생기면 호흡곤란이 발생하여, 사망에까지 이르기도 합니다.
15. 두드러기가 있을 때 좋은 민간요법이 있을까요?
① 응급처치로 냉찜질이 좋습니다.
두드러기가 생기면 가려움증이 가장 괴로우므로, 일단 옷을 헐렁하게 입히고 안정을 취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비닐 팩에 얼음 덩어리를 넣어 두드러기가 난 부위를 문질러줍니다. 이때 얼음을 수건에 넣어 문지르면 마찰로 인해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얼음 수건은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② 지실, 탱자열매를 달여 마시거나, 가려운 곳을 씻어줍니다.
지실은 성질이 약간 서늘하며 소염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달인 물로 두드러기 부위를 씻어주면 부기와 가려움증이 진정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실을 구입한 다음, 지실 5개를 물 2컵으로 달여 반으로 줄면 식혀서 종이컵에 나무젓가락을 꽂아 냉동실에서 얼리세요. 다 얼었으면 종이컵을 떼어내고 지실 얼음덩어리를 나무젓가락으로 잡고서 환부를 문질러주세요. 지실 달인 물을 시원하게 해서 환부를 씻어주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지실 20g을 물 1ℓ로 1시간 30분간 달여 그 물을 하루동안 여러 번 나누어 마시도록 합니다.
③ 소금 달인 물
소금은 소독력이 뛰어나고 진정작용이 있어서 두드러기, 아토피 등 일체의 피부질환 세척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소금 반 컵을 물 1ℓ에 녹여 끓인 다음 그 물을 미지근하게 식혀서 두드러기 부위를 헹궈주거나 거즈에 적셔서 피부에 10분 정도 얹어두어도 좋습니다.
16. 한약 먹고도 두드러기가 나나요?
한약이 대부분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약 또한 약물이므로 약성이 강한 몇 가지 약제를 체력이 약한 사람이 복용하면 두드러기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옻, 백두구, 사인, 남성, 부자, 초오 등이 두드러기나 약물 부작용을 잘 일으키므로, 이러한 약물 복용 시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약을 먹고 두드러기가 났다는 것이 확실할 때에는 일단 한약 복용을 중단하고 한의사에게 그 사실을 알리도록 합니다. 보통 한방 해독제인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을 먹으면 두드러기는 진정될 것입니다.
진통제, 항생제를 비롯한 양약 또한 두드러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약물 복용 후 두드러기가 발생했다면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