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 KBS3 라디오

최근 통풍으로 고통받는 어르신들이 많으시다고 하는데요.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통풍’은 정말 앓아보지 않은 사람은 그 아픔이 얼마나 심한지 모른다고 그러는데요. 그런데 이 통풍은 음식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1. 요즈음 많은 분들이 음식을 과거에 비해 잘먹어서 그런지 통풍이라는 병이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 그런가요?

세기의 황제 프랑스의 루이 14세,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모두 이 통풍으로 고생했다고 해서 일명 ‘황제병’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황제나 귀족같이, 고량진미를 즐기는 계층에서 통풍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을 보면, 식사 습관과 통풍의 발병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리라 추측을 할 수 있겠죠.

제2차 세계대전중에 식량이 부족해짐에 따라서, 통풍 환자가 급감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이를 확실히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워낙 잘 먹기 때문에, 통풍이 황제의 병이 아니라 ‘서민의 병’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2. 옛날에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통풍에 잘 걸렸군요. 한의학에서는 통풍을 어떻게 봅니까?

한의학에서는 통풍을 백호역절풍이라고 했는데, 통증의 정도가 심해지면 흰호랑이가 물어뜯는 것과 같이, 몹시 아프기 때문에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고 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통풍의 원인을 풍(風), 한(寒), 습(濕)으로 보고 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몸이 허약하고 피부의 저항력이 약해졌을 때 풍(風), 한(寒), 습(濕) 사기가 온몸의 뼈마디로 돌아다니면서 혈기와 엉겨 싸우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관절이 당기듯이 아픈 것은 한사(寒邪)가 많기 때문이고, 관절이 부어서 아픈 것은 습사(濕邪)가 많기 때문이며, 관절에서 땀이 나는 것은 풍사(風邪)가 많기 때문입니다.

3. 한의학에서는 통풍의 원인을 풍(風), 한(寒), 습(濕)으로 보았군요. 그러면 통풍이란 현대의학에서는 어떻게 봅니까?

통풍은, 요산 결정체가 관절주위에 침착 되어서 염증이 생긴 상태인데, 정상적으로 요산은 혈액 속에서 원래 액체 상태로 녹아 있는데, 그 양이 과다 축적되면 바늘이나 솔잎 모양의 결정체로 변하게 됩니다.

이처럼 뾰족한 요산 결정이, 관절강이라는 관절 사이의 틈으로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켜서 벌겋게 붓게 되고, 요산 결정이 뼈를 콕콕 찔러서, 아주 고통스런 통증을 유발시키는 것이 바로 통풍입니다.

4. 우리 어르신들을 괴롭히는 통풍의 원인이 요산이군요. 그러면 통풍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납니까?

통풍은 보통 한두 개의 관절,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 부위에 극심한 통증으로 시작하는데, 이것을 급성 통풍 발작이라고 합니다.

통증의 정도가 아주 극심하기 때문에, 통풍으로 고통받는 어르신들은 ‘너무나 아파서 밤새 울었다’ , ‘옷깃만 스쳐도 아프다’ ,‘이불이 스쳐도 아프다’ ,‘평생 살아오면서 이렇게 아픈 적은 없었다’는 호소를 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관절이 붓고, 벌겋게 되고, 관절을 잘 움직일 수 없게되는데, 이러한 증상은 몇일 후에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5, 원장님 제가 잘 아는분도 통풍에 걸려서 고생하시는것을 보았는데 재발하니까 더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

그렇습니다. 통풍은 이처럼 혹독한 눈물의 ‘신고식’을 치르고 나서,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은, 잊은 듯이 아무 증상이 없는 것도 ,이 병의 특징입니다.

그런데, 한참 지나서 기억에서 잊혀져버릴 때쯤, 갑자기 두 번째 발작이 찾아옵니다. 두 번째 발작이 시작되고 나서는 발작 횟수와 증상은 처음보다는 심하고, 결국 발목, 무릎관절 손가락, 손목 등 여러 관절까지 침범하게 됩니다.

6, 이러한 관절증상 말고 통풍이 오래동안 지속되면 여러 합병증들이 많이 생기죠?

통풍이 만성화되면 신장의 합병증이 가장 심각하게 발생하고, 그 외 심장과 뇌혈관 장애 등 생명과 직결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풍으로 고통받는 어르신께서는 단순히 통증을 완화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통풍을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할 것입니다.

7. 통풍은 정말로 많이 아프겠군요. 그러면 통풍은 어떤 어르신께서 잘 걸립니까?

BC 400년 무렵 히포크라테스는 ‘거세한 남성과 생리 중의 여성은 통풍이 생기지 않고, 남성은 사춘기 이후부터 통풍이 생긴다.’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통풍은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요

남녀 비는 20:1로 남자에게 월등히 많이 발생하고, 30대에서 40대에 많고, 유전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 통풍 환자는 ,약 30만 명 정도이고, 통풍의 가능성이 있는 고요산혈증 환자가 300만 명 정도이니까, 잠재된 통풍 환자를 , 약 300만 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8. 우리나라에도 통풍환자가 상당히 많군요 그러면 통풍환자의 생활요법은 어떻게 해야 되나요?

1) 요산 생성의 주범인 퓨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피합니다. 엄격히 금해야 하는 식품은 육류, 내장(간, 콩팥, 심장, 지라, 뇌, 혀 등), 베이컨, 등푸른 생선 ,고등어, 멸치, 정어리, 청어, 홍합, 가리비, 참치, 송어) 등이 있습니다.

2) 술은 절대 금해야 하는데, 특히 맥주와 와인은 퓨린이 많아서 통풍발작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절대 금해야 합니다.

3) 하루 8~10잔의 물을 마시는것이 좋은데, 이뇨작용에 의해서 요산이 배설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9, 통풍을 겪으시는 어르신께서는 고기나 내장 등푸른생선, 맥주나 와인은 금해야하는군요 ,그러면 또 어떤것들을 조심해야합니까?

4) 짠 음식을 피해야 하는데 ,나트륨은 수분의 배설을 방해하기 때문에 ,체내에 요산을 축적시킬 수 있습니다.

5)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요산 생성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철저히 관리 해야합니다.

10, 짠 음식과 고혈압을 주의해야겠군요, 그러면 통풍을 완화시키는 식품은 어떤것들이 있을까요?

콩나물, 김, 다시마가루, 팥, 수수, 쌀, 국수, 밀가루, 옥수수, 감자, 고구마, 토란, 배추, 양배추, 당근, 쑥갓, 토마토, 수박, 순무, 호박,

11,그러면 갑작스럽게 통증이 발생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통풍발작이 시작되면 , 일단 안정을 취하고, 관절의 휴식을 위해서 통증부위를 고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아픈 부위를 높이 올리고,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됩니다.

얼음이 관절부위를 압박하면, 통증을 증가시킬 수 있기때문에, 냉찜질 팩을 구입해서 냉장고에 넣어둔 뒤에 말랑말랑한 상태로 찜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아플 때 관절을 문지르거나, 마사지하는 것은 통증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손을 대지 않도록 하고, 관절을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12. 통풍이 온 관절의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군요. 통풍이 있던 어르신분들은 운동을 해야되나요? 아니면,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하나요?

평상시 관절을 꾸준히 움직여주면 요산 침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고, 몸 안의 노폐물도 잘 배출됩니다. 따라서 우리 어르신들도 수영, 조깅, 등산, 자전거 타기 등을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유도, 씨름, 골프와 같이 발가락을 자주 사용해야 하는 운동은 오히려 통풍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통풍 체질인 어르신은 이런 운동은 삼가도록 합니다.

13. 적당한 운동은 좋지만, 발가락을 과도하게 쓰는 운동은 오히려 좋지 않군요. 그러면 한방에서는 통풍을 어떻게 치료하는가요?

한방에서 통풍의 치료는 풍(風)․한(寒)․습(濕)을 제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치료하는데, 침구요법과 한약요법을 병행합니다.

소풍활혈탕 : 당귀, 천궁, 위령선, 백지, 방기, 황백, 남성, 창출, 강활, 계피, 각4g, 홍화1.2g, 생강 5쪽

침구요법은 통증이 있는 관절 부위 경혈에 자침을 하고, 관절이 벌겋게 부어서 통증이 심할 때는 사혈요법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 침구요법을 시행하면 통증이 가중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하에 시술을 해야합니다.

통풍발작이 가장 흔한 엄지발가락 관절에 통증이 있을 경우에는 은백(隱白), 대도(大都), 태백(太白), 공손(公孫), 대돈(大敦), 행간(行間), 태충(太衝) 등의 경혈에 자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