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적 - KBS1라디오
얼마전 연예프로에서 모 개그맨이 잦은 방귀와 뱃속에 가득한 가스로 ‘식적’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 TV에 방송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배가 볼록하게 나온 사람들이나, 소화가 안되는 분들, 또 방귀가 잦은 분들이 식적은 아닐까하고 걱정을 많이한다는데요. 오늘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식적’이라는 질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원장님 한의학에서 말하는 식적이란 무엇인가요?
‘식적’이란 문자 그대로 ‘먹은 것(食)’이 ‘쌓여 있다(積)’는 의미입니다. 우리 몸 속에서 이미 소화됐어야할 음식물이소화기의 기능이 떨어져서,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쌓여서, 가스를 발생시키고, 더부룩한 불쾌감을 주고 복부가 항상 불룩하고, 냄새가 심한 방귀를 뀌거나, 가슴이 답답하며, 트림이나 구역감 등의 증상이 있는 것을, 식적이라고 말합니다.
2.그러면 이러한 불편을 주는 식적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한의학에서는, 음식물을 먹고 체한 것이 뱃속에서 오랫동안 쌓여서 생기는 것을 적취(積聚)라고 하는데, 그 중에도 단단하고 잘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쌓인 것을 적(積)이라고 하고, 음식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식적이라고 부르죠.
일반적인 식적은, 잘못된 식습관이 오랫동안 쌓이고 쌓여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스트레스나 신경을 많이 써서 소화기가 약해지는것들이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고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3,그러면 이러한 식적은 어떠한 사람들에게 잘 나타나는지요?
식적이 잘 발생하는 사람들은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는 수험생, 직장인의 경우에는 앉아서만 있다보니까, 움직임이 부족해져서, 먹었던 음식들이 소화가 되기도 전에 점심, 저녁을 먹게 되고, 또 불규칙한 식사에 폭식을 하거나, 기름진 음식과, 밀가루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서 식적이 생깁니다.
주부들은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도 음식을 쉽게 자주 먹게 되고 또 남은 음식이 아까워서 과식을 하면서 식적이 생길 수 있습니다
4, 그러면 이러한 식적의 자가진다법?
자신의 증상이 식적인지를 판가름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배꼽 주변을 큰 원을 그리면서 손으로 눌러보았을 때 단단하게 뭉쳐있거나 통증이 있다면 식적일 가능성이 높다. 한방에서는 비위의 부족한 기를 보충해주고 소화기능을 높여주는 방법으로 식적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5.그러면 보통 체한 것과 식적은 어떻게 구별이 되나요 ?
식적은 만성식체 증후군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단순한 체기인 식체(食滯)와는 다릅니다.
우리가 흔히 불편하게 식사를 했거나, 찬 음식 급하게 먹은 뒤에, 속이 갑갑하고, 배가 아프면 ‘체했다’고 하죠. 이런 경우를 식체라 하는데, 체하면 갑자기 배나 명치 끝이 찌르듯이 아프고, 토하거나 설사를 하게 됩니다. 소화제를 먹거나 흔히들 민간에서 하는 방법대로 지압을하면 , 바로 뚫리면서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렇게 일시적인 것은 식체입니다.
반면 식적은, 식체나 음식으로 인한 손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오래되서 뭉친 것으로, 누르면 통증이 심해지고 , 깊은 곳에서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6. 일반 분들이 알기 쉽게 식적을 현대적으로 설명한다면 어떤 질환과 유사한가요?
식적은 전적으로 한의학적인 개념인데요.
현대의학에서 이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질환은 없지만, 식적의 증상들은 소화성 궤양, 기능성 위장장애, 만성위염에서 위암, 복부 신생물질까지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식적이란 의미는, 위장관과, 소화기계에 나타나는 다양한 질환군을 포괄할 수가 있는겁니다.
7.식적을 예방하는데 방법을 알려주시겠어요?
우선 식적을 예방하기 위해선
① 세끼니 식사를 매일 같은 시간에 적당량 드셔서 위장의 리듬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② 튀긴 음식보다는 ,찜이나 삶은 음식이 좋습니다.
③ 식사 후에는 가벼운 산책등으로 소화를 도와주고 또, 걷기, 조깅, 줄넘기 등으로 장을 움직여줄 수 있는 전신운동을 자주 해주시 는것이 좋습니다.
④ 야식은 식적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따라서 잠자리에 들기전에 하는 식사는 소화기관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식적증상을 악화 시킬 수 있습니다.
⑤ 밥먹고 눕지 않기==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배출되기까지는 약 2시간 정도 걸리는데 , 식사 후 바로 눕게 되면, 위장간 내에 있는 음식물의 이동시간이 길어지면서 식적이 생기기 쉽고,
7. 식적에 도움이 되는 차요법이 있을까요?
① 식혜==식적에 무엇보다 좋은 음료는 식혜입니다.
식혜는 엿기름으로 삭힌 음료로 단맛이 나기 때문에 감주(甘酒)라고도 하는데, 본초강목(本草綱目)을 보면 ‘엿기름은, 음식을 소화시키고, 속을 편하게 다스려서, 속이 더부룩한 것을 풀어주며, 여러 가지 음식의 식적(食積)을 소화시킨다.’ 라고 엿기름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엿기름에 들어 있는 아밀라아제를 비롯한 여러 효소의 작용 ==음식점에서 식혜를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며느리가 처음 왔을 때나, 어려운 손님이 오면, 처음부터 식혜를 대접하는 것이 ,하나의 관습이었는데 , 사람이 긴장하면 밥이나 떡을 한 입만 먹어도 체하기 쉬우니까, 미리 식혜를 먹어서 긴장을 풀고 혹시 있을 지도 모를 식체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의미입니다
② 산사차==늘 소화가 안되고, 특히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더부룩하고 무언가 얹힌 느낌이 나는 분들은 산사차가 좋습니다.
산사는 아가위 열매로, 산에서 볼 수 있는 애기 사과입니다. 산사는 한방에서는 소화제로 널리 쓰이는 약재로, 맛이 새콤해서 입맛을 돋구는데 , 이만한 약재가 없습니다.
특히 산사는 지방 분해효소인 리파제와, 단백질 분해효소인 펩신을 함유하고 있어서, 고기를 소화시키는 장점이 있습니다.
8. 식적을 치료하는 한방 처방은 어떤 것이 있나요?
한방에서는 만성식체나 식적을 치료할 때 대표적으로 ‘평위산’이란 처방을 씁니다. 위를 평안하게 한다는 뜻이 담긴 처방으로, 소화액이 많이 나오도록 해서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복부에 찬 가스를 몸 밖으로 빼주는 역할을 하죠.
위장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창출, 감초, 대추와, 정체된 음식을 아래로 내려 보내주는 진피, 후박, 생강으로 구성되어있어서, 소화기능이 떨어지면서, 식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 평위산 -창출 8g, 진피 6g, 후박 4g, 감초 2g, 대추 2개, 생강 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