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KBS2라디오

1. 예부터 찬데서 자면 입이 돌아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입이 돌아가는 것을 안면신경마비, 우리가 흔히 구안와사라고 하는데요. 요즈음 구안와사로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구안와사는 무엇입니까?

구안와사 (口眼喎斜), 안면신경마비, 와사풍 다 같은 말인데요.

말 그대로 입과 눈이 , 한쪽으로 돌아가는 질환인데,

얼굴 표정근육의 운동을 조절하는, 뇌에서 나오는 7번째 신경인, 안면신경이 마비되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어르신들이 다듬이돌을 베고 자거나, 추운데 잠을 자고 나면 입이 돌아간다고 하는 것이, 모두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를 두고 하신 말씀이었죠.

2. ‘입 돌아간다.’라는 게 구안와사를 이야기 하는 것이었군요. 그러면 구안와사가 얼마나 많이 발생되고 어떤 분들에게 주로 발생됩니까?

안면신경마비는 인구 1만 명당 30명 꼴로 발생하는데, 연령적으로는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요즈음은 젊은이나 어린아이들 , 임신부에게서도, 잘 발생할 정도로, 성별이나 연령에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소설 동의보감을 보면 재미있는 일화가 나오는데요, 선조의 총애를 받던 후궁 공빈마마의 동생 김병조가, 구안와사에 걸려서 궁궐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이때 혜민서의 허준이 구안와사 병자를 잘 낫게 한다는 소문이, 공빈의 귀에 들어가죠,

공빈은 허준을 불러서 동생 김병조를 치료하되, 기한을 정하라고 하는데 , 치료를 해도 병세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분노한 김병조는 허준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약속한 날 완치가 되지 않자, 결국 허준의 손이 작두에 올려지게 되는데,

그때 마침 김병조의 안면신경마비가 깨끗이 나았다는 기별이 와서, 결국 허준은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결혼 3일을 앞두고 구안와사가 생긴 경우 예비신부

==여자들 우울증, 목사님

3. 허준선생님의 뛰어난 의술을 알 수 있는 이야기군요 안면신경마비는 원인에 따라 뇌 쪽에 문제가 되는 중추성과 뇌 이하 부위에 문제가 되는 말초성으로 나눈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안면신경마비는, 신경이 장애를 받은 위치에 따라서,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뇌쪽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구안와사를 중추성이라고 하고, 뇌 이하 부분에 문제로 인하여 생기는 구안와사는, 말초성이라고 합니다.

중추성은 중풍(뇌출혈이나 뇌경색)과 같은 뇌질환, 전체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약 10% 정도가 중추성입니다.

말초성은 뇌 이외의 부위에서, 안면신경이 장애를 받아서 마비가 된 경우로, 얼굴 외에는 증상이 없습니다.

말초성은 중추성에 비해서 젊은이들에게 많은데, 증상이 가볍고 예후도 좋은 편입니다.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90%가 말초성이고, 그 중에서도 바이러스가 침범되어서 발병하는, 벨마비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4. 구안와사는 중추성과 말초성이 있는데 중추성이 더 위험하다는 말씀이군요. 그리고 안면신경마비가 오면 중풍인가 걱정을 많이 하는 경우를 보았는데 꼭 중풍은 아니군요?

갑자기 입이 돌아가면, ‘이러다 중풍 오는 것은 아닐까’라며 걱정을 하게 되는데, 물론 중풍이 오면 입이 돌아갈 수 있지만

입이 돌아갔다고 해서 , 모두 중풍이 오는 것은 아니고, 또한 대부분의 구안와사는 중풍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안와사가 왔을 때 , 중풍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얼굴을 제외한 몸통과 사지에 다른 증상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만약 얼굴뿐만이 아니라, 언어장애 팔․다리에도 마비증상이 와서 , 몸의 한쪽이 힘이 없고, 잘 걷지 못하게 되면, 중풍을 의심해야하지만,

몸통과 사지는 멀쩡하고, 단지 얼굴 한쪽만 마비가 온다면 중풍이 아닌, 단순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이니까 중풍에 대한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5. 구안와사가 왔을 때는 말초성인지 중추성인지 꼭 확인을 해야겠네요. 가끔씩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때가 있는데요. 이것도 구안와사의 일종인가요?

말씀하신 눈꺼풀이나, 혹은 입주위가 파르르 떨리는 것은 , 안면경련으로서 구안와사는 다른 증상입니다.

대개 눈이나 입이 떨리면, ‘혹시 중풍이 오는 것은 아닌가?’라고 걱정하게 되는데, 안면경련도 중풍과 무관하니까,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안면경련은, 정상 궤도를 벗어나서 흐르는 동맥이, 안면신경(제7 뇌신경)을 누르거나, 안면신경에 너무 가까이 자리잡은 혈관들의 자극에 의해서 발생하고.

우리 몸속에 마그네슘이 부족하거나, 신경과다, 만성피로, 잠을 충분하게 자지 못했을 때도 발생될 수 있습니다.

6. 눈이나 얼굴 근육의 경련이 중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군요.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치료되는 것이 원인에 따라서 다르다고 들었는데요.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에 따라서 예후는 다릅니다.

교통사고도 다 같은 교통사고가 아닌 것처럼

중풍이나 대상포진같은, 중증 질환에 의한 경우는, 후유증이 남지만, 가장 흔한 벨마비의 경우는, 보통 95%이상이 6개월 내에 회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7, 구안와사도 5~10% 정도는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군요. 만약에 얼굴이 틀어진 지 2~3년이 넘은 경우에는, 다시 좋아질 수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1년 이상이 지난 구안와사는, 완전히 돌아오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뇌 문제나, 혹은 신경이 손상을 입은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간혹 2~3년 이후에 다시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완벽하게 치료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8, 그럼 구안와사가 생기면 초기에 치료를 잘 해야 겠군요. 안면신경마비가 오면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디에서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안면신경마비 환자를 위한 치료지침은요?

구안와사 발병 시에, 환자들은 한의원을 가야하는지 병원을 가야하는지 망설이게 되는데, 안면신경마비는 저 개인적인 견해로는, 한방과 양방 동시에 치료를 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병원에서의 진단과 양약, 그리고 한방에서 침치료와 물리치료가 병행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발병 초기에 치료를 적절히 받았느냐에 따라서, 후유증이 차이가 나고, 치료 결과가 달라지는데, 만약 초기 치료를 적절히 받지 않으면 , 말초성이라 하더라도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그 흔적이 얼굴에 남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