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 KBS1라디오
최근, 미국 소고기 수입문제나 조류독감으로 인해서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값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돼지는 풍요를 상징하여 많은 복을 안겨주는 가축으로 여겨왔고, 꿈 중에 돼지꿈은 아주 길한 꿈으로 여겨지는데요. 오늘은 돼지고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돼지고기는 소고기와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돼지고기와 쇠고기는 아미노산의 질이나 양은 서로 비슷하지만, 단백질이 20%정도로 쇠고기보다 많기 때문에 '고기는 쇠고기보다 돼지고기'란 말이 영양학적으로는 맞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돼지고기에는 동맥경화의 원인인 나쁜 콜레스테롤의 활동을 막아주는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은 쇠고기보다 많죠.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비타민 B1이, 쇠고기보다 10배가량 더 많아서, 피로회복, 노화방지,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또, 돼지고기에는 흡수율이 높은 철분이 많이 들어있어서 철결핍성 빈혈을 예방하고 , 간장을 보호하는 메치오닌 성분이 많아서, 피로를 풀어주고 원기를 회복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2. 봄철에 황사가 심할 때, 돼지고기를 먹으면 효과가 있다던데요, 사실인가요?
탄광촌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하는 분들께서 돼지고기를 즐겨드셨다는 얘기가 있구요. 또, 황사에도 목에 낀 먼지를 돼지고기로 씻어낸다고들 하죠.
돼지고기가 가지고 있는 지방은 융점, 즉 고체에서 액체로 바뀌는 온도가 사람 체온보다 낮아서 위장에서 녹아 흐르는 상태가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 입자나 중금속, 체내에 축적되는 공해 물질을 흡착해서 몸 밖으로 배출시키게 됩니다.
또한 돼지고기 속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은 탄산가스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해서,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3. 돼지고기가 공해 물질을 배출해주는 것이 사실이었군요? 한의학에서는 돼지고기를 어떻게 보았습니까?
한의학에서는 돼지고기를 ‘돈육,저육’이라고 하는데요. ‘동의보감’에서는 돼지고기의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을 내린다고 하였습니다.
또,‘돼지고기는 허약한 사람을 살찌우게 하고, 체력을 보충하며, 성장기의 어린이나 노인들의 허약을 예방하는데 좋은 약이 된다’고 보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특히 돼지 족은 젖을 잘 나오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래동안, 많이 복용하였을 경우에는 풍이나 담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과도한 영양공급으로인하여 비만하게 되어서 생길 수 있는 성인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4. 한의학에서도 돼지고기는 영양소가 풍부해서 체력을 보충하는데 아주 좋다고 보고 있군요. 이러한 돼지고기, 부위별로 특성이 있을 것 같은데요.
고혈압, 당뇨병, 심장 및 혈관질환이 있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들은 지방이 많은 부위의 돼지고기가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삼겹살을 경계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질환들이 있는 사람들은 지방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돼지고기의 등심이나, 안심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등심은 국내에서는 지방이 적어서 돼지고기 특유의 쫄깃쫄깃한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비선호부위에 속하지만 유럽, 미국, 일본에서는 선호도가 매우 높은 부위입니다. 돈까스, 카레, 잡채용으로 해드시면 아주 좋습니다.
안심은 지방이 적고 ,가장 결이 곱고 부드러우며 칼로리가 낮은 부위로서, 맛이 산뜻하고 담백하며 저칼로리이므로 성인병이 걱정되는 사람이나 치아가 좋지 않은 분이라도 안심하고 즐길 수가 있습니다.
또, 돼지고기 중에서도 비타민 B1을 가장 많이 함유한 부위가 바로 안심입니다. 안심 100g 정도만 먹어도 비타민B1의 하루 필요량을 채울 수 있는 정도죠.
뒷다리살 또한, 지방이 적고 안심 다음으로 비타민 B1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부드럽고 맛이 좋기 때문에 고기맛을 즐길 수 있는 요리에 적합합니다.
5. 돼지고기는 삼겹살 이외에도 등심, 안심, 뒷다리살처럼 요리에 쓰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돼지고기는 구워서 먹는 것이 좋은가요, 삶아서 먹는 것이 좋은가요?
근육이 있는 고기는 높은 온도로 가열하게 되었을 때, 발암물질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바비큐처럼 그을음이 많이 생기고 부분부분 타는 요리는 건강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데요.
150도 이하의 온도로 돼지고기를 삶거나 쪄서 먹는 요리는 기름기도 줄어들고 맛도 담백하여 건강에 더욱 효과적인 요리방법입니다.
특히, 장수마을로 유명한 오키나와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을 때, 해조류, 녹차 등 식물성 식품과 함께 삶아서 먹으며, 기름기를 최대한 제거한다고 합니다. 이는 돼지고기에 부족한 섬유질을 보충하는데도 좋으며, 건강상에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죠.
하지만, 최근 오키나와에 패스트푸드 등, 서구식 식생활이 유행하면서, 젊은층의 비만이 문제가 되어 오키나와 남자의 평균 연령은 일본 전체 평균보다도 낮아졌다고 합니다.
6. 돼지고기는 삶거나 쪄서 먹는 것이 좋군요. 돼지고기는 어떤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예로부터 쌀이나 보리등 곡류위주의 식생활로 담백한 식생활에 익숙해진 한국인에게는 돼지고기가 소화에 부담을 주는 식품입니다. 그래서 돼지고기와 함께 먹게 된 것이 새우젓이죠.
돼지고기의 주성분은 단백질인데요. 새우젓은 발효되는 동안에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를 아주 많이 생성시킵니다. 따라서 새우젓이 돼지고기의 소화제 구실을 하는 셈이 되는 것이죠.
또한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아제도 함유되어 있어 기름진 돼지고기의 소화를 크게 돕습니다. 이런 점에서 돼지고기에 새우젓을 찍어먹는 것은 맛의 조화를 이루는 뿐 만 아니라, 소화력을 증진시키는데 매우 합리적인 것입니다.
7. 소화력이 약한 분들에게는 돼지고기와 새우젓을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또, 삼겹살을 와인에 재워 먹는 와인 삼겹살도 있던데요. 와인이 삼겹살하고 궁합이 좋습니까?
와인이나 맥주 같은 알콜류에는 돼지고기 속에 있는 지방을 녹여내는 에탄올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따라서 돼지고기를 와인에 재워 숙성시키게 되면, 돼지고기의 지방 함량을 낮춰주면서,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녹차 삼겹살에도 적용될 수 있는데요.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지방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삼겹살과 함께 섭취할 경우 어느 정도 지방 흡수 억제에 효과가 있습니다.
8. 와인이나 녹차 삼겹살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 것이군요. 돼지고기, 특히 몸에 안 좋은 체질이나 피해야 할 사람이 있나요?
한방에서는 돼지고기는 찬 성질을 가진 식품으로 보며, 신장, 비뇨기계 장기를 돕는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위장과 비장에 열이 많고 비뇨기계가 약한 소양인에게 제일 좋은 육식입니다.
하지만, 소음인은 체질적으로 몸이 차고 소화기가 약한 체질이기 때문에, 성질이 차고 지방질이 많은 돼지고기는 다른 체질보다는 적게 드시는 것이 좋고, 아니면 돼지고기를 드실 때, 뜨거운 성질인 생강이나 마늘을 곁들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9. 체질적으로 몸이 찬 소음인 분들은 생강이나 마늘을 돼지고기와 함께 드시면 좋다고 하셨는데요. 또 어떤 음식을 같이 드시면 도움이 될까요?
돼지고기와 궁합이 맞는 음식 중에 하나가 바로 부추입니다.
부추에는 카로틴, 비타민B2, 비타민C, 칼슘, 철 등이 함유되어있고, 부추잎에 들어있는 당질은 대부분 포도당 또는 과당이며 특히 부추의 특유의 향을 내는 알리신은 비타민B1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돼지고기와 아주 궁합이 잘 맞습니다.
또, 부추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뛰어나고 소화력 왕성하게 해주기 때문에, 찬 성질의 돼지고기와 함께 드셨을 때, 체질적으로 몸이 찬 분들에게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효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