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명절증후군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얼마전에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지들과 함께 조상의 혼을 기리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잘 보내셨어요? 이광연 원장님. 설에 특별한 일은 없으셨나요?
1. 그러시군요. 그런데, 명절을 보내고 나면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명절증후군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겪는 것인지, 또 구체적인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명절이 지나고 나면, 명절 때 받았던 스트레스로 인해서 화병이 생기거나, 과다한 가사노동으로 여기 저기가 아픈 증세로 치료를 받으러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런 증상을 명절증후군이라고 하죠.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4% 정도가 명절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고, 특히 기혼여성은 90%가 명절증후군을 경험한다고 하죠.
명절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35% 정도가 남편과 가족에게 신경질을 부리고 짜증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위는 가슴이 답답해지고, 예민해지면서, 불안 초조,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계항진이 전체 30%라고 합니다. (명절의 명자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3위는 머리가 아프거나, 어깨, 등, 허리 같은 근육과 관절이 결리고 아프다는 답도 20%나 나왔죠.
2. 우리의 미풍양속을 지키는 날인 명절이 여성들에게는 스트레스성 질환을 안겨주는 날이 되는 게 참 안타깝네요. 한의학에서는 명절증후군을 어떻게 보나요?
명절 증후군과 주로 관계되는 것은 기울증(氣鬱症)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기울증은 지나친 걱정이나 스트레스, 불만 등이 쌓여서 생기는 화병과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 울(鬱)이란 뭉쳐져서 풀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 증상을 살펴보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싫어하고, 명치끝이 아프고 답답하며, 옆구리가 먹먹한 듯 아프고, 식욕이 없으며 밥을 먹어도 소화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또 팔, 다리가 아프고 힘이 없으며, 배에 가스가 잘 차며, 몸이 부을 수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3. 명절증후군은 한방의 기울증과 비슷하군요. 명절스트레스에 좋은 한방차는 어떤 것이 있나요?
① 진피차
진피란 귤 껍질을 말하는데, 한방에서 울체된 증상을 풀어주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어서, 옛날부터 약재로 많이 사용해왔었습니다,
명절증후군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잘 체하거나, 조금만 신경쓰면 몸에 금방 신호가 오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한방차입니다.
귤껍질을 깨끗이 씻어서, 볕에 잘 말린 뒤에 끓는 물에 달여서, 수시로 복용하면 좋습니다.
② 대추차
대추차는 우리 몸을 보하는 한약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한약재 중에 한가지입니다.
옛날부터 생강은 양을 보하고, 대추는 음을 보한다고 해서,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한약재입니다. 또한 대추의 단맛은 우리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항진되어있는 신경과 기분을 이완시켜주기 때문에, 설에 받았던 스트레스로 인해서,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나타나는 증상들을 효과적으로 완화시켜 주고, 기분까지 좋아지게 할 수 있는 매우 좋은 한방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신경불안으로 인한 불면증에도 좋습니다.
다만 맛이 달고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너무 비만한 사람들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그 양을 줄여서 복용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4. 진피차, 대추차가 명절증후군으로 생기는 증상에 도움이 되는군요. 그리고 명절이 지나면 과음과 과식으로 인한 후유증도 크잖아요? 특히 과식으로 체하시거나 속이 불편한 분들이 많은데요.좋은 지압방법이 있을까요?
과식으로 체했을 때의 한방 응급처치법으로 ‘사관(四關)을 터준다’고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옛날부터 민간에서도 잘 알려진 방법이죠.
사관(四關)이란, 우리 몸의 기운이 들고 나는 네 관문이라는 뜻으로, 손의 합곡(合谷)과, 발의 태충(太衝)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물론 체했다는 것은 위장의 기운이 막힌 것이지만, 우리몸의 위 아래 관문을 터 주기만 하면, 전신의 모든 기운이 순조롭게 통하게 되면서, 우리 몸의 중앙에 있는 위장 기운도 뚫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배꼽을 중심으로 둘레를 시계방향으로 마사지해주는 방법도 소화불량이나 체했을 때 좋습니다.
사관혈 : 합곡은 엄지와 검지손가락 뼈가 만나는 오목한 점이며, 태충은 엄지와 둘째 발가락사이를 발등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뼈에 걸리는 곳이다.
5. 과식으로 체했을 때는 손발의 사관 혈자리를 지압해주는 것이 좋군요. 부침개 같은 설음식을 할 때 방바닥에 오랫동안 앉아있게 되잖아요. 그러고나면 우리 어머님들, 어깨도 결리고, 허리도 아프고 하시는데요.
오랫동안 앉아서, 설음식을 하고나면, 뒷목이 뻣뻣하고 무거운 추를 달아 놓은 듯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기도 힘들고, 가끔은 팔꿈치와 손목이 바늘로 찌르는 듯이 쑤시고 아프기도 합니다.
또, 앉아있는 자세가 좋지 않거나 한쪽으로 기대서 앉아있다보면 허리에 통증이 생기는데요.
장시간 고개를 앞으로 빼거나 숙이고 있게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목뼈의 정상 곡선인 C자가 사라지고, 점차 일자처럼 변해, 소위 ‘일자목’이 됩니다.
목이나 어깨 근육이 뭉쳐서 단단한 띠가 만져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는, 따뜻한 찜질과 마사지로 뭉쳐진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고개를 숙이고 일하는 자세를 가급적 피하고, 목을 뒤로 젖혀주는 스트레칭이나, 국민체조할 때 목운동을 자주 하시는 것이 목의 통증을 줄여주는 방법입니다
6. 고개를 숙이고 설음식을 만들게 되면 목과 어깨에 통증이 올 수 있군요. 평소 공부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분들도 조심해야겠어요. 오래 앉아있다보면 골반이 틀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허리가 아픈데요.
골반은 우리 몸에 있어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위고, 체중부하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체형에 있어서도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부위죠.
보통 방바닥에 앉을 때, 한쪽 다리를 세우고 비스듬히 앉아있거나, 양반다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자세로 인해서 골반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삐뚤어진 골반 때문에, 요통이 생기고, 심할 경우에는 척추측만증이 유발하기도 하는데요.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골반교정을 위해 추나요법과 침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골반과 요추 주위의 근육을 스트레칭하면서 따뜻한 찜질을 하는 것이 좋은데요. 목욕이나 온열요법은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좋게 해줘 통증을 줄여줍니다.
7. 좋지 않은 자세로 인해서 일자목이나 골반틀어짐까지 생길 수 있군요. 근육이 많이 굳어있을 때는 따뜻한 찜질이 가장 손쉬운 방법인 것 같아요. 그럼 일반적으로 명절증후군에는 어떤 한방처방이 좋을까요?
피로를 풀어주는 가장 좋은 처방이 바로 쌍화탕입니다. 명절 준비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음과 양, 기와 혈이 모두 허약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이때 쌍화탕으로 보충해주면 체력과 정신력 회복에 그만이죠.
명절에 과로와 긴장으로 어지럽고, 어깨와 팔 다리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서 통증이 생기고, 쉽게 피로해지며, 팔다리에 힘이 없는 증상에 효과적입니다.
쌍화탕 : 작약, 숙지황, 당귀, 천궁, 황기, 육계, 생강, 대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