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과 간 - KBS1라디오
한약을 먹고 싶은데 한약을 잘못 먹으면 간에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를 주위 사람들에게 들은 적이 있어서 한약을 먹기가 부담스럽다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번시간에는 한약과 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한약을 먹으면 간에 부담을 준다는데 사실인가요?
한약을 먹고 싶은데, 간에 부담이 될까봐서 한약 드시기를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진료를 하다 보면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간에 부담을 주는 한약재가 일부분 있지만, 모든 한약이 간에 부담을 준다는 말은 틀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한약재는, 오랫동안 우리 조상들이 음식이나 약으로 섭취해 온 것들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식즉약(食則藥)’ 또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이라고 해서 음식과 약은 하나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흔히들 쉽게 접하고 먹고 있는, 생강, 도라지, 더덕, 쑥, 고들빼기, 겨자, 대추, 인삼, 칡, 연근 등은, 음식이기도 하지만 한약재로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한약이 간에 나쁘다’고 단정을 지으면, 간이 않좋은 사람들은 이러한 자연에서 나는 음식도 먹지 말아야한다는 말과 같으니까,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한약도 약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병증에 맞지 않게 쓴다면 약으로 인해서 간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2, 그러면 어떠한 경우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까
평소 간이 좋지 않으신 분들이나, 신장질환이나, 혈액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한약을 드실 때 반드시, 한의사의 친찰과 처방에 의해서 한약을 복용하셔야 합니다,
사실 이런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한약뿐만 아니라 모든약이 다 마찬가지죠
어떤 병에는 어떤 한약재가 좋다더라는 말만 듣고, 민간요법에 의해서, 병증에 맞지 않는 약제를 적정량을 초과해서 복용한다면, 오히려 증세를 더 악화 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3, 어떤 한약재를 조심해야 하나요?
수족 냉증이 있거나 몸이 지나치게 차가울 때 민간에서 쓰는 부자==아코니틴,
어르신들이 관절에 통증을 느끼거나 손발이 차고 저린경우 효과가 좋다는 초오, 천오라는 약재를 민간에서 닭에다가 넣어서 끓여 드시는 경우가 종있습니다 ==민간요법에 의해서 문제가 되는 한약이 이 세가지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러한 약재들을 임신부가 생으로 복용하면, 유산(流産)을 할 수 있고 또, 사약의 재료로도 쓰였으며, 화살촉에 발라 독화살을 만들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대마의 씨앗인 마자인, 목방기, 고삼, 조각자, 토목향, 마두령, 대극, 감수, 파두, 맥각, 토근 == 한약재는 간독성 알칼로이드 성분이 있기 때문에, 간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신중을 기해야 하는 약재입니다.
대개 이러한 약재들은, 대부분 금지약물로 되어있거나, 한의원에서 보관하더라도 법적으로 한약장안에서 특별 보관하여 관리하고 있는 약재들입니다,
따라서 한의사가 이러한 약재를 처방할 때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이나, 체질, 증세를 고려하여 처방하죠,
문제는,이러한 정상적인 진료가 무시된, 민간요법에서 많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과다 복용을 했을 때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약방의 감초라고 하는 약도 많이 쓰면 위험할 수가 있나요?
한약의 부작용으로 주의해야 하는 약물이 바로 감초입니다. ‘약방의 감초’라고 할 정도로 감초는 대부분의 처방에 들어가는 약재로, 다른 약물의 독성을 해독하고 조화시키는 작용이 있습니다.
감초가 좋은 약재임에는 틀림없지만, 적정량 이상의 다량의 감초를, 너무 장기간 복용하면 수분배설을 억제하는 항이뇨 작용이 있어서, 간에 부담을 주고, 부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간장 질환이나 부종이 있는 환자는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험에 의하면,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키려면 감초를 하루에 50g이상을 6주 이상 먹어야 하는데, 보통 한약 처방에서는 하루에 8g 미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한약 복용시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용량이 아닌,가정에서 감초를 진하게 달인 물을, 장기간 복용할 때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5, 간에 도움을 주는 한약들도 있나요?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걱정과는 반대로, 한약으로 간장질환이 호전된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만성 간염 환자에게 3개월 이상 『생간건비탕』을 투여한 결과, 간기능의 호전율은 평균 67% 정도로 상당한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으며, 서울대에서 나온 논문을 보면 ‘오미자, 구기자, 인진같은 약이, 간수치(AST, ALT)를 낮춘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하여, 간장질환에 대한 일부 한약재의 효능을 검증하기도 했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이미 간장 질환에 대한 한약재의 효능을 인정하고, 소시호탕을 간장 질환 치료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6, 간을 치료하기 위해서 녹즙을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게 간에 부담이 가는 경우가 있다면서요?
민간에서 간 질환에 좋다고 녹즙을 많이 복용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문으로는 간(肝)이라는 글자를 보면, 육달월 月(=肉, 고기육)에, 干(방패간)입니다. 즉, 우리의 몸(肉)에서 방패역할(干)을 한다는 의미죠. 그래서 그만큼 중요한 장기입니다
민간에서 많이 드시는 녹즙은, 한의학적으로 볼 때 찬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소화력이 떨어지기 쉬운 간질환 환자의 경우에는, 소화흡수에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대량의 비타민A 섭취가 간손상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리고 야채 속에 많이 들어있는 칼륨성분은, 신장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수 있기 때문에 녹즙을 과다하게 복용하는것은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들의 경우, 간기능 수치를 면밀히 체크하면서, 녹즙의 양과 종류를 잘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7, 민간에서는 인진쑥이 좋다고 많이들 드시는데 어떻습니까?
동의보감에서는 인진쑥은 “ 황달이 생겨서 온몸이 노랗게 되고 소변이 잘 나가지 않는 것을 낫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인진쑥에는, 담즙 속에 있는 콜신, 빌리루빈 등 독성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어서, 간을 깨끗이 하고, 해독 작용을 도와주는 기능이 있어서, 만성간염으로 인한 식욕 부진과 피로감에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간이 좋지 않을때는 이러한 인진쑥도 한의사의 진단에 의해서, 용량이나 용법을 처방받는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