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KBS 3 라디오 출발 멋진인생
한 어르신께서, 몇 일동안 무리한 일을 하고 난뒤 심신이 피곤해져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오른쪽 옆구리에서부터 앞가슴까지 아파서 병원을 찾았더니 담이 결렸다고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호전은 커녕 통증은 더욱 심해지면서 5일쯤 지나자 옆구리로 빨갛게 좁쌀 같은 물집이 다닥다닥 돋아 올랐고, 걱정이 되어서 피부과로 가보았더니 ‘대상포진’이라는 생소한 병을 진단받으셨다고 합니다.
1. 원장님. 대상포진이 요즈음 우리 어르신들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그러는데 대상포진이란 어떤 병입니까?
대상포진이란 이름 그대로 한쪽 얼굴, 한쪽 옆구리, 한쪽 허리 둘레를 따라 띠모양(대상帶狀)으로 수포가 생기는 피부질환입니다.
초, 중, 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걸린 법정전염병인 수두에 걸리면, 치료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수두 바이러스가 특정 신경 내에 잠복해 있게됩니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었을 때 인체의 면역력이 약화되면 다시 활동을 시작해서 수포성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대상포진입니다.
이처럼 대상포진은 처음에는 피부 증세가 전혀 없이 흉통이나 요통과 같은 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에 의사나 환자 모두 디스크나 담결림으로 오진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환자의 절반 이상이 처음에는 담결림을 치료받으러 다닙니다. 그러다가 발병 3~5일 후 통증 부위에 띠모양으로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나타나면 겁을 먹고 피부과를 찾게 되고, 그제서야 대상포진’이라는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됩니다.
저도 대상포진을 오진한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 대상포진을 정확하게 진단하는것이 쉽지 않습니다,저하고 아주 친하게 지내는 고향형님 ==오진==그 형님은 지금도 저를 보면 돌팔이라고 놀려덴다
2. 띠처럼 수포가 생기는 것이 대상포진이군요. 수두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하셨는데, 대상포진은 어떤 분들에게 많이 생기나요?
과거에는 예방접종이 잘 되지 않아서, 우리 나라 40세 이상 성인의 90% 이상은 수두를 앓았든, 앓지 않았든 이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병의 주된 환자 연령층은 면역력이 떨어진 50~60대 이상 이고, 임산부 와 어린아이들 젊은 사람이라도 피로하거나 건강이 약해져 면역력이 저하되면 발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항암요법을 장기간 시행한 경우에도 잘 걸릴 수 있습니다
3. 면역력이 떨어진 어르신들 뿐 아니라, 임산부나 젊은 분들에게도 생길 수 있군요. 담결림같은 증상이 있다고 하셨는데, 특히 어떤 부위에 잘 생기나요?
대상포진의 특징이 오른쪽이나 왼쪽 중 어느 한쪽에만 나타나는 것인데요. 그 이유는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특정 신경절을 감염시키기 때문에, 그 신경이 지나가는 영역을 따라서만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주로 발생되는 부위는
․얼굴은 한쪽 귀와 눈
․목에서 한쪽 어깨부위를 따라 손까지
․가슴에서 등 옆구리
․허리에서 한쪽 엉덩이를 따라 다리까지 입니다.
4. 대상포진의 특징이 몸의 한쪽으로, 감염된 신경을 따라서 생기는 것이군요. 한방에서는 대상포진을 어떻게 보았나요?
한방에서는 대상포진을 전요화단(纏腰火丹), 화대창(火帶瘡)이라고 해서, 화독습담(火毒濕痰)이 경락을 침범하여 통로가 막힌 것[조색(阻塞)]으로 보게 됩니다.
화독습담이란, 몸에 열병을 만드는 독이 가득한 기운과, 순환을 저체시키는 습담을 말합니다. 즉, 열(熱)로 인해 피부가 붉게 되고 누렇게 고름이 잡히고, 습(濕)으로 인해 수포가 생기는 것이죠.
같은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 질병이긴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조금씩 달라지게 되죠.
5. 화독습담이란 말이 참 무섭게 들리는데요. 증상에 따라 한방 치료가 어떻게 달라지게 되나요?
수포가 생기는 시기에는 습담을 풀어주고 간의 열기를 배출하는 용담사간탕(龍膽瀉肝湯)이라는 처방을 쓰고,
병이 깊어져 열(熱)이 화(火)로 변하여 타는 듯한 통증이 생기는 경우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고생할 때는 화를 꺼트리는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을 복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 용담사간탕 : 초용담, 시호, 택사 각4g, 목통, 차전자, 적복령, 생지황, 당귀, 치자, 황금, 감초 각2g
♧ 황련해독탕 : 황련 2g, 황백, 황금, 산치자 각5g
6. 대상포진에 걸렸을 때,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도 달라지는군요. 대상포진이 신경을 따라 침범한다면, 가장 무서운 곳이 얼굴일 것 같아요. 구안와사도 안면 신경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잖아요?
대상포진이 귀에 발생하는 경우를 람세이 헌트 증후군(Ramsay Hunt syndrome) 또는 이성 대상포진이라 합니다.
한쪽 귀 구멍 근처에 물집이 생기고 귀와 뺨이 아프며, 귀가 울리거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며 어지럼증이 생깁니다. 그리고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귀를 지나는 안면신경을 침범하여 입이 돌아가는 구안와사가 올 수 있습니다.
얼굴에 발병한 경우는 합병증이 더욱 심각합니다. 만일 안구를 지배하는 신경에 침범하여 눈의 각막에 수포가 형성되면 실명의 위기에 처하게 될 수 있으며, 귀에 침범하면 청력 장애와 구안와사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성 대상포진이 의심될 경우에는 빨리 병원으로 가서 열심히 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제가 올챙이 한의사였을 때 저희집 친척형님 아이 초등학생==지금도 후유증이 남아있다==벌써 시집을 가는 나이
7. 그래서 안면신경마비가 왔을 때, 정확히 진단을 받으시는 것이 중요하군요. 대상포진은 어느정도 낫고나서도 계속 아프다면서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란 피부증상이 회복된 후에도 극심한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이 되는 것입니다. 이때 나타나는 통증은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아주 극심한데요.
대상포진은 포진 자체의 증상보다는 사실 합병증이 더욱 무섭습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전체 환자의 약 10~20% 정도, 60세 이상 환자의 경우는 이보다 더 많이 나타납니다.
이럴 경우, 침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으시면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한의원 개원 초기부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치료를 받으러 다니시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8. 수두는 전염성이 강하다고, 대상포진은 전염이 되는지 상당히 궁금하거든요?
대상포진 자체가 전염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상포진 바이러스인 배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는 원래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라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대상포진에 걸리기보다는 수두에 걸리게 됩니다.
특히 신생아나 암 환자와 같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바이러스에 전염될 위험성이 아주 크므로, 대상포진 환자와 격리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9. 대상포진이 전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두 바이러스는 전염될 수 있으니, 신생아나 큰 병을 앓은 분들은 조심해야겠네요. 대상포진은 재발이 되는가요?
대상포진의 재발율은 약 4~6%정도로 재발되는 경우는 그리 흔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60세 이상의 체력이 약한 어르신이나, 또는 젊은 사람이라도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암, 수술, 외상, 각종 감염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지면 다시 재발할 수 있습니다.
10. 몸이 약하면 대상포진도 재발하는거군요. 대상포진 환자의 생활요법은 어떻게 하는 좋습니까?
1. 절대적으로 휴식과 안정을 취하라.
대상포진은 허약,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유발되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육체적인 활동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영양가 높은 식품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특히 어르신들에게 발생했을 경우에는 더욱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2. 물집이 생긴 부위를 청결히 관리하라.
가급적 외출은 자제하되 환부는 가끔씩 바람을 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 물집을 손으로 만지거나 긁지 않도록 하며, 미지근한 물과 저자극성 비누로 하루 2회 정도 깨끗하게 씻어주도록 합니다.
3. 대상포진 환자를 어린이와 격리시켜라.
대상포진 환자가 어린이와 접촉을 하면 수두를 전염시킬 수 있으니, 환자와 어린이는 반드시 격리하도록 합니다.
4.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지 말아라.
기름진 음식이나 맵고 자극적인 음식물은 체온을 높여 수포 발생을 촉진할 수 있으며, 통증을 더욱 심하게 합니다. 따라서 평소 담백하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 생선 위주로 식사를 하도록 합니다.
11. 대상포진에는 따뜻한 찜질을 해야 하나요, 차가운 찜질을 해야 하나요?
대상포진 초기에, 통증이 심할 때는 표면이 부드러운 냉찜질팩을 대어 주도록 합니다. 다만, 수포가 터진 경우에는 감염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하고요. 또, 후유증으로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따뜻한 찜질을 하면 어느정도 완화될 수 있습니다.
12. 수포가 생기고 통증이 심할 때 붙이는 약도 있다면서요
용뇌향, 활석분, 녹두가루 세가지인데 건재상 가시면 팔아요. 비율은 1:10:10으로 섞어주시고 무엇보다 반죽을 소금물로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소독효과를 볼 수 있거든요. 그렇게 해서 아픈부위에다 붙이시고 마를 때마다 붙여주셔야 해요. 그렇게 하면 그 다음날 부위가 굳어지면서 효과를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