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라디오 - 온병(溫病)
1. 원장님 온병하면 좀 생소하게 들리는데 온병이란 무엇을 말합니까?
온병이란 단어를 한자로 풀어보면, 더울 온(溫) 질병 병(病) 그래서 말 그대로 더운 기운으로 인해서 생기는 병을 말합니다. 한의학의 고서에 보면 겨울 날씨는 추운 것이 정상인데, 오히려 따뜻하게 되면, 봄이나 여름에 온병이 생긴다라고 기록 되어있습니다.
전통의학에서는, 질병은 차가운 기운에 의해서 많이 생긴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날씨가 조금만 추워져도 옷을 많이 입고, 생활환경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추위로 인한 질병과는, 다른 양상을 가진 질병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것을 이름하여 ‘온병’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겁니다.
2, 그러면 이러한 온병이 구체적으로 왜 생기는겁니까?
온병발생의 근본 원인은,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겨울 날씨와, 더운 실내에서 생활하는 습관, 또 우리 몸에 열을 조장하는 잘못된 식생활 습관 때문이죠.
요즘은 지구 온난화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 겨울에도 날씨가 많이 춥지않고,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세균들이 죽지 않고 잠복해 있다가, 봄이나 여름이 되면서 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또, 조금만 추워도 옷을 두껍게 입고, 실내에서는 난방장치를 이용해서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로 따뜻하게 지내고, 또 우리가 먹는 음식들의 칼로리가 과다한 경우가 많죠. 이렇게 되면 외부의 더운 기운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고 또, 우리 몸안에서 형성된 열기가 서로 만나서 상승현상이 생겨서, 온병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3, 그러면 온병은 어떠한 특징적인 증상이 있나요?
우리 몸에 열이 쌓이게 되면, 아주 다양한 증상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그리고 정신적인 증세와, 육체적인 증세 모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열기가 쌓이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나, 저항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감기 같은 유행병에 잘 걸리게 되고, 어린아이들 같은경우는 잔병치레를 많이 합니다.
진액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아주 쉽게 피곤을 느끼고, 의욕도 없어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불안하고, 안정이 안 되면서, 예민해지고, 숙면을 취할 수 없습니다.
열은, 몸의 수분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갈증이 심해지고,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려울 수 있으며,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무겁고 집중이 되지 않으면서, 맑지 않은 느낌, 눈이 충혈이 되고 뻑뻑하면서 침침한 느낌, 입이 마르고, 혀가 갈라지는 느낌, 식욕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 되면서,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4. 그러면 이러한 온병은 어떤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날 수 있습니까?
온병은 주로 어른들보다는 어린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어린이들을 순양지체(純陽之體)라 해서, 근본적으로 열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보았는데, 순양이란 말은 깨끗하고 온전한 양의 기운이 뭉쳐있다는 의미인데요, 어린아이들의 생리구조를 비유하자면, 마치 봄에 땅속에서 솟아나는, 어린 떡잎과 비슷하다는 겁니다.
이렇게 양기와 열기가 충만한 상태기 때문에, 외부의 열기와 만났을 때는, 맞불을 지르는 것처럼 열기가 커져서 ‘온병’이 잘 발생되는 겁니다.
5. 그러면 어린아이들에게서 온병으로 볼 수 있는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아이들에게서는 아토피, 수족구병, 더위먹는 것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고, 식중독, 감염성 질환 등이 모두 온병의 범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직 한여름도 안됐는데 더위를 타는 아이, 아토피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면서 온 몸을 긁어대는 아이, 학교 급식에서 예전보다 잦은 식중독, 어린이집에서나, 유치원, 학교에서 쉽게 걸리는 감기,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종인플루엔자(돼지 독감), 싸스 이런것 모두가 온병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그러면 어린아이에게 온병이 잘 일어나게 만드는 나쁜 생활 습관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요?
아이들을 너무 더웁게 키우는 것과, 칼로리가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먹이는 것이 어린이, 온병의 가장 큰 원인인데요
동의보감에서는, 어린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방법 10가지가 나오는데, 어린이는 차게 키우는 것이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기록해 놓았죠, 그중에서도 머리를 특히 차게 하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열기가 왕성한 오후에 뙤약볕 아래에서 놀게되면, 어린이들의 몸에있는 진액(수분)이 마르게 되면, 문제가 될 수있수 있기 때문에, 이시간대에 외출을 피하고, 서늘한 기운을 많이 느낄수 있는, 나무가 많은 곳 위주로 산책하는것이 좋습니다.
음식도 문제인데, 과다한 육류 섭취, 인스턴트음식이나, 가공음식,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속 열이 생기기 때문에, 가급적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면서, 채소를 많이 먹는 습관을 길러서, 몸에 열이 쌓이지 않도록 해주는것이 좋습니다.
또한, 컴퓨터, TV에서 나오는 전자파나, 자극적인 장면은, 몸의 화기(火氣)를 조장하고,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적절하게 사용하는것이 좋습니다.
운동이 너무 부족하게 되면, 기의 순환이 저하되기 때문에, 하루 30분~1시간 정도는, 걷기나 맨손 체조 등으로 적당한 운동을 습관적으로 하는것이 좋습니다.
7.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으면 온병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네 당연히 그렇습니다. 스트레스란 것도 일종의 열성 질환이죠,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지고, 또 이러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화병으로 발전될 수 있는데, 화병은 이름 그대로 우리 ‘몸 속에서 화(火)의 기운이 질병을 일으킨 것인데, 이러한 상태에서 온병과 결합된다면, 온병의 증상이 당연히,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양의 기운이 많은 어린아이들 뿐만 아니라, 평소에 스트레스가 많거나, 화병이 있는 분들, 갱년기증세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온병의 증상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는 겁니다
8. 몸의 부족한 진액을 보충해주면서 열기를 꺼주는 온병에 도움이 되는 한방처방으로는 어떤 처방이 있을까요?
① 육미지황탕 ② 황련해독탕
육미지황탕은, 6가지 약재를 써서 온병으로 인해서 말라버린 진액을 우선적으로 보충하는 처방입니다. 숙지황, 산약, 산수유, 백복령, 목단피, 택사
열을 직접 꺼준다기보다는, 건조해져서 메마른 땅에 비를 내리게 하는 것처럼, 온병 때문에 건조해진 우리 몸에 진액을 보충시켜주는 약재들로 구성되어 있죠.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은, 인체 내부에 형성되어있는 열기와 외부로 나타나는 화의 증상을 누그려트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황금, 황련, 황백, 치자
9. 온병에 도움이 되는 차요법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① 국화차==국화는 서늘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몸의 열기를 내려주고, 정신을 맑게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습니다, 머리를 맑게 해주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아주 크죠. 그래서, 옛날에는 과거보는 사람들이 국화 베게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특히 신경을 많이 쓰거나, 스트레스가 많아서 온병이 생긴 사람들의 경우에 국화차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복용법 ♧
국화를 물에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고 그늘에 말린 다음에, 국화 4g을 망이 있는 찻잔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노랗게 우러나면, 마시면 됩니다.
② 대나무잎 차
동의보감에서는, 대나무잎의 맛은 차고 달면서, 열을 풀어주고, 갈증해소, 진액 생성의 효능이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는데요. 몸에 열이 오르는 사람이나,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고 안정이 안되면서, 이유없이 목이 마르는 번갈(煩渴) 증세가 있는 사람들에게 대나무 잎차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10. 어른들의 경우 온병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요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온병을 예방하는 것은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① 술==술은 음중지양이라고 하여, 체내에 습열을 쌓고 정기를 상하게 하는데 으뜸이 됩니다.
② 자극적인 음식 ==파, 마늘, 부추, 생강, 겨자, 고추 등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속열(熱)이 조장되고, 이것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몸의 열기가 같이 어우러져 온병이 될 수 있습니다.
③ 과로와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몸의 기운과 진액이 소모하게 됩니다.
④ 운동부족== 운동이 너무 부족하면 기의 순환이 어렵고, 비습한 체질은, 몸안에 습열을 이루게 돼서, 온병의 원인이 될 수있습니다.
⑤ 불규칙한 생활습관, 수면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