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취 - KBS 3라디오
양파나 마늘처럼 향이 강한 음식을 먹고나면 입에서 냄새가 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도 입냄새가 심한 분들이 있죠.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운 용모를 지녔다고 할지라도 그의 입에서 불쾌한 악취가 풍겨 나오면, 그와의 만남이 꺼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구취, 입냄새는 왜 생기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원장님, 입냄새는 왜 생기는 건가요?
입냄새를 구취라고도 하는데, 크게 생리적인 구취와, 병적인 구취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생리적인 구취는, 말 그대로 정상적인 생리현상에 의해서 입냄새가 생기는 경우로, 아침 기상시 구취, 공복시 구취, 어르신들의 구취, 긴장성 구취, 월경기 구취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병적인 구취는 원인에 따라 치과 문제, 이비인후과 문제, 소화기 문제로 나눌 수 있고, 기타 당뇨병과 간질환, 신부전증, 폐질환 등 내부 장기의 질환에 의해서도 구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구취는 정상적인 것과 질병으로 인한 것이 다르군요. 그러면 한의학에서는 구취가 왜 발생된다고 보나요?
한의학에서는 입냄새를 구강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위장의 기능이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원인은 위장의 습열(濕熱)인데
여름에 하수구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것은, 그곳이 세균이 번식․부패할 수 있는 조건 즉, 따뜻한 온도와 적절한 습도가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위장에 열(熱)과 습기(濕氣)가 많아도 음식물이 부패되기 쉽기 때문에 입냄새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위장에 열이 많은 소양인은, 입이 잘 마르고, 갈증이 많아서 시큼한 입냄새가 나기 쉽고, 몸에 습기와 열이 많은 태음인은, 식욕이 왕성해서, 과식으로 인해서 입냄새와 땀냄새가 나기 쉽죠.
3. 위장이 덥고 습기가 많으면 입냄새가 나기 쉽군요. 또 어떤 원인이 있나요?
두 번째 원인은 위장 기능저하, 위한증(胃寒證)입니다.
아무리 맑은 물이라도, 흐르지 않고 고여있으면 부패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장 운동이 잘 되지 않아서 음식물이 위장에 오랫동안 머무르게 되면, 냄새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의 경우, 음식물이 위장에 정체되는 시간이 길어져서,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위장 운동이 잘 안되는 위한증도 구취의 원인이 되는군요. 우선 그러면 생리적인 구취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① 기상성 구취
침은 항균 작용이 있어서 입 속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또한 자정작용이 있어서 나쁜 물질이나 더러운 물질을 깨끗이 청소해 줍니다.
그런데 밤에 자는 동안에는 침의 분비가 줄어들고, 그 결과 입안에 남아 있던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가 같이 부패해서 아침에 기상 시 구취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② 공복시 구취
몇 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침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그 결과 입 속 세균이 번식하고 부패하여 구취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③ 노년기 구취
연세가 들면 침의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어르신들 특유의 구취가 생기는 것입니다.
④ 피로, 긴장성 구취
긴장을 하면 입이 바싹 마르게 되는 것을 경험하는데, 이럴때는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서 입이 마르면서 구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⑤ 여성들은 생리나 임신 때 호르몬 변화로 인해서 체내에서 휘발성 물질의 생성이 활발해져서 생기는경우
⑥ 입마름증
침의 분비를 줄어들게 하거나, 입을 마르게 하는 원인들이 모두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⑦ 음식물 섭취와 양치불량
5. 주로 침분비가 줄어들면서 생리적인 구취가 생기는군요. 병적인 구취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① 치과 문제
충치, 치석이나 치태도 구취의 원인이고, 틀니를 한 어르신이나 치아 교정기를 하고 있는 사람도 구취가 날 수 있습니다.
② 이비인후과 문제
만성 비염과 축농증이 있으면, 부비동에 분비물이 고이고 거기에서 세균이 번식해서 비린내 같은 냄새를 풍기게 됩니다.
③ 소화기 문제
음식을 섭취해서 위로 들어가면,위의 입구(분문)가 닫혀야 하는데, 그곳이 느슨해져서 잘 닫혀지지 않으면, 위에서 음식이 부패되는 냄새가 거슬러 올라와 구취가 납니다
④ 내장 질환
당뇨병 환자는 아세톤 냄새, 신부전증 환자는 생선 썩는 냄새, 간경변증 환자는 암모니아 냄새가 나며, 폐렴이나 폐결핵, 폐기종에 걸리면 호흡을 통해 고름이나 가래냄새가 올라옵니다.
6. 입냄새가 나시는 분들은 자신의 입냄새가 어떤지 알고 싶어하실텐데요. 사실, 본인은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자기 입냄새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물론 자신의 입냄새를 더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허물없는 사이의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쉬는 숨을 이용해 입냄새를 확인하는 방법은 음주운전 측정과 비슷합니다. 우선 입을 다물고 3분 정도 있습니다. 그런다음 양손을 동그랗게 모아서 입을 감싸듯 대고 `후'하고 날숨을 내쉬는데 이때 컵을 사용해도 됩니다. 그리고는 재빨리 냄새를 맡아봅니다.
7. 방송 들으시면서 자신의 입냄새를 한번쯤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러면 입냄새를 줄이는 생활요법, 어떤 것이 있을까요?
① 양치질을 청결히 하라.
② 틀니와 치아교정기를 깨끗이 관리하라.
③ 어르신들은 입마름증으로 인해서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평소 물이나 녹차를 자주 드시는데,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은 입안의 세균에 대해서 항균 작용과 강력한 탈취 작용을 하며 구취를 막습니다.
입이 마를 때는 무설탕 껌을 씹어서 침이 분비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④ 황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입냄새를 나게 하는 식품인 파, 마늘, 양파, 겨자, 달걀, 육류, 술 등의 섭취를 피하고, 대신 수분이 풍부한 과일을 많이 드시도록 합니다.
⑤ 담배를 끊고,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를 줄인다.
⑥ 음식을 많이 씹으면 침이 많이 분비되어 입이 잘 마르지 않습니다.
⑦ 식후 바로 눕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입냄새가 심합니다. 왜냐하면 음식을 먹고 누우면 위에 있는 음식물이 소화는 되지 않고 거꾸로 거슬러 올라와서 냄새를 풍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8. 입안을 청결히 하고, 금연하고, 냄새가 강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겠군요. 입냄새가 많은 분들은 구강청정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입이 텁텁하거나 입냄새가 날 때 많이 사용하는 구강청정제는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구취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구강청정제는 구취를 직접적으로 감소시키기보다는 일시적으로 가려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알코올이 많이 든 구강청정제는 양치 후 오히려 입안을 건조하게 해서, 결과적으로 입냄새를 심하게 하기도 합니다. 구강청정제를 사용한다면 무알코올 좋고, 사용 후 물로 구강을 헹궈야 합니다.
9. 구강청정제도 잘 알고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입냄새를 줄여주는 한방차, 소개해주시겠어요?
① 열성(熱性) 구취에 치자차
치과와 이비인후과적인 원인을 제외한, 입냄새의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는 것은 내장의 열(熱)입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 다혈질적인 사람,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 갈증을 많이 느끼는 사람, 체질별로 보면 소양인이나 태음인이 내장에 열이 많아서 입이 항상 텁텁하고 냄새가 잘 납니다. 이럴 때는 내장의 열을 꺼주는 치자차를 권하고 싶습니다.
우선 치자를 크게 으깨서 후라이팬에 약간 노릇하게 볶아서 밀봉해서 보관해놓고. 한번에 치자 1작은 스푼을 여과망이 있는 찻잔에 넣고,뜨거운 물을 부어서 뚜껑을 닫고 5분 정도 지난 뒤 색이 빨갛게 우러나면 그 물을 마십니다.
② 소음인 구취에 식혜
소화력이 떨어져서 식후 시간이 꽤 지나도 음식냄새가 그대로 올라오는 소음인은 소화를 도와주는 식혜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식혜를 만들 때 쓰는 엿기름은 한방에서 맥아라는 약재로 소화제로 많이 쓰고 있는데, 소화기능이 떨어진 소음인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보약입니다.
③ 입마름이 심할 때는 천화분차
평소 갈증이 심하고 물을 계속 찾으면서, 물을 마셔도 갈증이 지속되는 경우 천화분을 차로 끓어 마시면 도움이 됩니다. 하루에 30g정도를 차로 끓여 마시면 됩니다.
10. 구취의 원인, 체질에 따라 좋은 한방차가 다르군요. 치자차, 천화분차, 식혜, 잘 기억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입냄새의 한방 처방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① 위장의 습열(濕熱)
얼굴이 붉고 열이 많은 사람은 위의 열을 꺼주는 약재인 황금, 황련, 황백, 치자로 구성된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을 투여합니다.
♧ 황련해독탕 : 황련, 황금, 황백, 치자 각5g
② 위장 기능저하
위장 기능이 약한 소음인이 식후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되며, 식후 몇 시간이 지나도 입에서 음식 냄새가 난다, 식후 음식물이 입으로 거슬러 올라온다면 소화력을 증진시키는 ‘향사평위산(香砂平胃散)’을 투여합니다.
♧ 향사평위산 : 창출 8g, 진피, 향부자 4g, 지실, 곽향 3g, 후박, 사인 2.5g, 목향, 감초 2g, 생강 3조각
11, 혀에 하얗거나 노랗게 낀 설태가 입냄새 원인이 될 수 있나요?
입냄새는 혀의 설태와 연관이 많은데, 설태가 두껍고 많을수록 박테리아, 세균의 번식이 쉬워져서 구취가 생깁니다. 혀를 관찰하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설진(舌診)이라고 하는데, 특히 설태는 위장의 상태를 아는데 중요한 방법입니다.
설태는 얇게 흰 태가 끼되 너무 두껍지 않아서 혓바닥의 분홍색이 잘 드러나 보여야 정상인데요.
대체로 구취가 있는 분들은, 설태가 두껍게 끼게 되는데 이는 위장에 습기가 너무 많은 경우로 볼 수 있으며, 하얀 백태가 심하게 끼어있으면 위장이 차가워진 상태,
혀가 많이 붉거나 노란 설태가 심하면 열이 많은 상태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