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라디오 - 부항
간혹 대중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다보면 목이나 어깨에 멍이 든 것처럼 붉은 부항자국이 남은 분들을 보기도 하죠. 요즈음은 아예 부항기를 집에다 사다놓고 자가로 치료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부항도 엄연한 의료행위기 때문에 여러 가지 주의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오늘은 부항요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원장님 요즈음 부항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요즈음 부항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죠. 그래서 한의원에서 치료목적으로 부항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집안에서 건강목적으로 부항을 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이 늘어난 것 같은데 ,간혹 환자분들 중에는 한의원에 치료 받으러 오셔서 ,어디가 아픈데 부항을 어떻게 해야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2, 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부항요법이란 것이 아주 오래전부터 시술된 치료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부항의 기원은 어떻게 되나요?
부항의 한자풀이는, 붙을 부(附), 항아리 항(缸)으로, 항아리처럼 생긴 것을 피부에 직접 붙여서 음압을 가하는 치료법인데요.
옛날 동양에서는, 대나무를 잘라서 대나무통 안에 불을 피워서, 공기를 팽창시킨 뒤에, 피부에 밀착시켜서 수축하는 공기의 음압(陰壓)을 이용해서, 피부 밑의 나쁜 피나 고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해왔고 , 점차 부항이 발전하면서 재질이 도자기나 유리로 만들다가, 오늘날처럼 간편하게 플라스틱으로 발전해왔죠
3, 부항이 그렇게 발전을 해왔군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 이 부항요법이 동양에서만 행해졌던 요법이 아니라면서요
그렇습니다. 부항하면 동양에만 있었던 치료법이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서양에서도 히포크라테스 이전에 ,이미 부항치료행위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고 로마, 그리스, 페르시아, 독일, 프랑스 등 각국에서도 부항요법이 아주 널리 시행 되었다고 합니다
또, 미국의 인디언은 물소뿔로,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짐승의 뿔로서 부항요법을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요법들은 뿔을 이용해서 치료한다고해서 흡각요법이라고도 하죠.
나폴레옹은 평소에 위통이 심하면 환부에 물소뿔 부항기로 시술을 받았고, 당시 유럽 상류 사회에서는 피로 회복과 회춘을 위해서 부항이 널리 애용되었습니다.
4.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렇게 부항요법이 광범위하게 시행이 된 까닭은 그만큼 효과가 좋기 때문일 것인데 그러면 구체적으로 부항요법의 원리는 어떻게 되나요?
부항요법은, 피부에 음압(陰壓)을 작용시켜서 비생리적 체액인 어혈을 제거하고 ,몸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요법입니다, 혈액의 가스교환을 활성화시켜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혈액의 순환을 향상시켜서 세포의 영양공급, 노폐물 배출을 돕게 됩니다.
5.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에 부항이 좋은가요?
발목을 삔다거나 타박으로 인해서, 근육이나 관절에 어혈이 있는 경우,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져서 통증이 있는 경우 ,쥐가 자주 나거나, 또, 노폐물이라고 볼 수 있는 요산결정체가 쌓인 통풍과 같은 질환, 또, 신진대사를 촉진시켜주기 때문에 비만치료에 도움이 되고 , 소화불량이나 만성피로, 불면증등에도 쓰이는데, 그 치료범위가 아주 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 부위별로 부항하는 곳이 다를 것 같은데요. 어깨나 허리 근육이 뭉쳤을 때 부항하는 법이 있을까요?
장시간 목을 약간 앞으로 빼면서 운전을 하거나, 책이나 컴퓨터를 오래 봐야하는 학생과 직장인들은, 목과 어깨에 이상이 생기면 , 가장 먼저 스트레스를 받는 근육이 바로 승모근입니다.
이 승모근중에 배낭을 멜 때 멜빵이 어깨에 닿는 부위인견정이란 경혈에 부항을 하셔도 좋고, 아니면 승모근 중에 특별히 경직된 부위를 부항이나 맛사지를 하셔도 좋습니다
앉아서 운전을 오래하시는 분들의 경우, 골반이 틀어지거나 다리길이의 차이로 인해서 엉덩이에 통증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엉덩이에 있는 대둔근에 부항요법을 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7, 그러면 오랫동안 서있으면서 일을 해야하하시는 분들은 어떤 부위에 문제가 생길수 있습니까
하루종일 서있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요리사나 판매직에 계신 분들은 허리를 받쳐주는 척추기립근과 허벅지의 대퇴사두근, 종아리의 비복근에 통증이 많이 생깁니다.
상체를 받쳐주는 척추기립근은 척추 양측 3~5cm 주위를 따라서 대칭적으로 분포되어있고, 허벅지의 대퇴사두근이나 종아리의 비복근에 부항을 해주시면 좋습니다
8.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등을 따라서 부항을 하는 경우가 많던데요. 실제로 이런 부항이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면서요
뒷목에서부터 등을 따라 허리로 이어지는 경락중에 독맥과 방광경이 있는데, 이 독맥은 척추를 따라서 뻗어있고, 척추양옆 3-6cm 에는 제1방광경과 제2방광경이 있는데 이 방광경에는 배수혈이라고 해서, 내장과 서로 연결되는 경혈들이 분포되어있습니다
각 장기와 연결되어있는 배수경혈을 자극을 해주면, 내장기능이 활성화될뿐아니라, 전신순환의 개선과 신진대사의 증강으로 ,인체의 정기(正氣)가 향상되어서,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몸을 아주 유익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만일 건강 목적으로 부항을 하신다면 등뒤위에 있는 방광경의 배수혈을 부항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9. 그러면 평소에 부항을 하면서 주의해야할 사항이나 안되는 사람도 있나요?
부항요법 시술 시에는 처음부터 과다하게 자극을 주지 말고 강도를 조금씩 높여가는 것이 좋고, 평소 심장질환이나 소모성 질환 등을 앓고 있거나, 지극히 허약한 분들에게는 시술 후 어지럽거나, 답답함·심한 피로감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매우 수척한 사람, 국소에 피부병이 있는 사람, 임신부,
혈소판수치가 떨어져서 지혈이 잘 안되거나, 당뇨 등의 이유로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경우도 부항들은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10. 부항도 주의해야 할 점이 많네요. 부항은 피를 뽑아야 제대로 된 부항이라고 하던데 그것이 사실인가요.
피부를 침으로 찌른 후 부항기를 붙여 피를 뽑아내는 방식을 자락법, 습식 부항이라고 하고, 사혈해서 피를 빼지않은 그 외의 방식을 건식 부항, 유관법 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피를 빼는 부항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피를 뽑지 않는 건식부항의 원리를 보면, 표피는 혈액을 통과시키지는 않지만, 기체는 통과시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부항으로 음압을 주게 되면 압력차에 의해서 가스 교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체액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피를 뽑는 자락법은 염좌, 타박상을 입었거나, 질병이 오래되어서 어혈성으로 변한 경우에 효과가 좋습니다
11. 부항을 했더니 부항에 거품이 일어나는 경우를 봤습니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가요?
간혹, 부항을 하면 피가 끓어오르는 것처럼 거품이 나는 것을 보고, 원장님 제몸의 피에 거품이 있는것 같아요라고하면서 환자분들이 걱정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부항안에 거품의 실체는 부항컵안의 기압이 낮아져서 외부의 공기가 부항컵과 피부사이로 들어가서 생성된것이지 혈액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12. 피를 뽑는 습식 부항을 했더니 검은 피가 나오고, 끈적끈적하게 보여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피는 공기 중에 나오면 응고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처가 났을 때 피가 멈추지 않겠죠? 부항 내에도 기압이 낮기는 하지만 공기가 있고, 피부와 부항사이로 들어간 공기 때문에, 피가 나오고 시간이 흐르면서 공기와 접촉하기 때문에, 피가 응고하게 됩니다.
또 부항한 피의 색깔이 검붉다고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혈액중의 철분과 공가중의 산소가 만나서산화되는 과정속에서 검붉게 변한 것이지 피 자체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13. 부항을 하고 나온 피가 끈적끈적해 보인다고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겠군요. 부항을 너무 세게 해서 수포가 생기기도 하던데요.
부항을 너무 세게 하거나, 장시간 하게 되면 피부에 물집이 잡히는 수포가 생기기 쉽습니다. 사실 이런 방법도 발포요법이라고 해서 치료로도 이용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피부에 수포가 생겨서 상처가 나면 많이 불편하죠, 피부가 상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항 붙일 부위에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고, 붙이는 시간은 5~10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14, 복부비만인 경우에도 부항을 많이 한다고 하던데 이럴 경우에는 부항을 어떻게하는지 궁금합니다?
비만인 경우에는 부항 한가지로만 해결할수는 없지요, 운동도 해야하고 식이요법도 병행해야하고,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시행해야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겁니다
그렇지만, 복부비만에 시행하는 부항요법은, 배꼽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원을 그리면서 부항을 뜨기도 하고, 또 배꼽을 중심으로 복직근을 따라서 일직선으로 부항을 뜨는 경우가 많은데 , 하루에 두 번, 한번에 5분에서 10분정도의 부항을 실시합니다, 그러면 복부비만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