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허증 == KBS3라디오

요즈음 날씨가 더워지면서, 어르신들 중에는 식욕도 없으시고, 몸은 더욱 피곤해지면서 만사가 귀찮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번 시간에는 요즈음에 많이 나타나는 이러한 기허증세들을 한방에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해결방법은 없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1, 원장님 요즈음에 날이 덥고 습해지면서, 식욕도 떨어지고 기운도 없다는 어르신들이 많은데요, 이런 무기력한 증상들을 한방에서는 어떻게 정의합니까?

요즈음 날씨가 많이 덥죠, 그러면서 쉽게 피곤하고, 식욕도 떨어지고, 나른하면서 손 하나 까딱하기 싫다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이러한 일련의 증상들을 한의학에서는 기허증이라고 합니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기와 혈이 충만해서, 서로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고 보는데, 기혈 중에 어느 한쪽이 부족하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기, 혈이라는 개념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기(氣)가 바람이라면, 혈(血)을 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비유하자면, 바람이 파도를 일으키는 것처럼, 기가 왕성하고 충분해서 잘 통하게 되면, 혈도 역시 잘 움직이고 순환이 잘 돼서,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다고 본겁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기가 약해지거나 잘 소통하지 않으면, 혈도 역시 부족하고 순환이 되지 않아서, 건강을 잃게 된다고 본거죠,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건강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기를 잘 조절하고, 둘째로 혈을 잘 고르게 하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라고 본겁니다.

2. 어르신들께서 활력 있는 생활을 하시기 위해서는 기혈의 조화가 중요하군요, 그럼 유독 여름철이 시작되려면 기운이 없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왜 그런가요?

한의학에서는, 우리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라고 보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까닭은, 자연의 변화가 인체에 영향을 주고, 인체는 자연의 변화에 순응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죠.

더위나 열한 기운은 기를 상하게 하고 소모시키기 때문에 열상기(熱傷氣)라고 해서, 요즈음처럼 더위가 지속되면, 당연히 기가 허해져서 ,다양한 증세가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

3, 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우리 몸을 움직이는 기가 손상이 되는군요. 그럼 구체적으로 기가 허해지면 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기허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육체적인 증상과 정신적인 증상이 모두 나타는데, 흔히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두 다 나타납니다.

여름철이 되면 높아진 기온 때문에 인체 대사기능이 활발해져서, 체력소모가 많아지고, 그로 인해서 쉽게 피로하고,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고, 온 몸이 무기력해지고, 나른해지며, 항상 졸리고 의욕도 저하됩니다.

어르신들같은 경우에는 평소보다 더 기운이 없으시고, 주부들 같은 경우에는 집안일하기도 싫어지고, 흔히 손 하나 까딱하기도 귀찮아 진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죠.

외부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인체는 높은 외부기온에 적응하기 위해서, 피부 쪽으로 혈액을 많이 보내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내장으로 가는 혈액이 적어지기 때문에, 위장과 대․소장, 간장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식욕이 저하되고, 소화도 안되고, 설사가 나기도 하고 속이 더부룩하고 불쾌하기도 합니다,

말도 하기가 싫고 말소리에 힘도 없으며, 가슴이 뛰고, 안정이 안되면서 얼굴이 달아오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불편한 증상은 평소에 신경이 예민한 어르신, 소화기가 약하거나, 쉽게 피로를 느끼는 어르신, 저혈압, 빈혈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일상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서, 혹시 내가 큰 병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해서 병원을 찾아서 검사를 받아보지만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4. 더위로 인한 기허증세는 정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군요. 질병으로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피곤한 증상이 지속적인 경우 기허증이 아닌 질병에 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병이 간질환, 신장질환, 폐결핵, 갑상선 질환 등의 만성 소모성 질환이 있는데요.

간질환 경우, 전신 피로를 쉽게 느끼고 황달이 올 수 있고, 식욕이 저하되면서, 오후가 될수록 피로가 심합니다.

신장 질환은 피로와 함께 가려움증이나 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폐결핵은 피로와 함께 호흡기 증세인 기침, 가래, 객혈 등이 동반됩니다.

갑상선 질환은 체중의 변화가 생기고, 생리불순이나 빈맥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외에, 충분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5. 질병으로 인한 다른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지는 않는지 세심하게 살펴보셔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기허증세가 있을 때는 어떤 생활을 해야 할까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기를 상하게 하는 주요원인 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하시는 것이 좋고,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드시고,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을 충분히, 고루 섭취합니다.

기상과 취침을 일정시간에 하시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흡연, 음주, 과다한 카페인 섭취는 하지 않는 것이 좋고

같은 자세로 오래 있으면 , 몸에 피로 물질이 쉽게 쌓이게 되기 때문에, 자주 스트레칭을 해서 혈액순환을 잘되게 해서, 몸 구석구석에 신선한 산소가 공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6. 말 그대로 바른생활이 기허증세에 도움이 되는 군요. 어르신들의 기가 허할 때 기를 채워줄 수 있는 한방처방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보중익기탕이 가장 대표적인 처방인데요, 말 그대로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소화기인 중초를 보하고 저하된 기를 끌어 올린다는 처방입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보중익기탕을 처방 중에 처방, 즉 왕중왕의 처방이라 해서 일면 '의왕탕(醫王湯)'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 보중익기탕 : 황기 8g, 인삼, 백출, 당귀, 진피 각 6g, 시호, 승마, 감초 각 2g

황기와 인삼은 기를 보하는 대표적인 한약재고, 당귀는 혈을 보하는 대표적인 약재며 , 진피와 시호 승마는 기를 돌게 하면서 끌어올려주는 약재니까 ,약물의 조화가 아주 잘된 처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7. 보중익기탕이 기허증세에 기를 보충해 줄 수 있군요. 또 기운을 북돋는 한방 차요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① 인삼 ,대추, 오미자차

인삼은 원기를 크게 보한다(大補元氣)하여 보약의 대명사로 사용되어 왔는데, 성질이 따뜻하고, 기를 북돋워주며 진액을 생성시켜 주는 효능이 탁월합니다,

인삼의 사포닌 중 진세노사이드 성분은, 모세혈관의 확장과 혈류 개선을 도와주기 때문에, 피로회복에도 좋고, 신체의 방어력을 높여서 질병에 대한 면역기능을 강화시켜줍니다

대추는 진액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혈을 보하고,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한방 신경 안정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능

오미자는, 비타민 A, C가 풍부해서 기운을 북돋아 줄 뿐만 아니라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고, 중추신경을 각성시킴으로써 뇌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의 능률을 높여줍니다.

인삼 두뿌리, 대추 10개를 물 3000CC == 1시간 30분간 달여==물의 양이 반절정도로 줄어들면==오미자 10g을 넣어서 10시간 우려내서 삼일 정도 수시로 나누어

오미자는 끓이지 않고도 한나절 동안 물에 담가 두기만 해도 차로 이용할 수 있죠, 오히려 끓이면 쓴맛이 강해져 맛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8. 인삼과 오미자 기허증세에 도움이 되겠군요. 그럼 어르신들께서 기가 허할 때는 어떤 식생활 요법이 도움이 될까요?

기허증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 무엇보다도 양질의 음식섭취가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생명활동의 근간인 기의 생성과정을 기생어곡(氣生於穀)이라 해서 매일 섭취하는 음식물로부터 기가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식초==15세기에 서유럽 탐험가들이, 신항로를 개척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바다를 항해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식초에 절인, 채소를 즐겨 먹은 까닭이라고 합니다. 식초의 유기산은, 몸의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을 분해시켜주기 때문에, 피로회복에 큰 도움이 되고,위와 장의 운동을 촉진시켜주기 때문에 식욕을 증진시켜줍니다.

매실차==매실에는 구연산이 풍부하고 더위로 지친 피로와 갈증을 풀어주며, 새콤한 맛이 식욕도 증진시켜줍니다. 또한 매실은 정장작용과 살균작용도 있어서 장염에도 좋고, 또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위장을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참깨 ==『동의보감』에서 ‘참깨를 과로가 심한 경우에 사용하면, 오장을 보하고 기력을 도우며,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뇌를 충실히 한다.’고 했습니다. 참깨에는, 질 좋은 단백질과 피로회복을 돕는 비타민 E, 비타민 B1, B2가 풍부합니다.

9. 식초와 매실, 참깨가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음식이군요, 기허증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압요법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허로 나타나는 증세의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경혈지압 요법은, 방광경상에 있는 배수혈(背兪穴)지압으로, 등뼈 좌우로 3cm 정도 되는 부위를 목덜미 부터 아래 쪽으로 엉치까지 계속 눌러 내려가는 방법인데요,

이 원리는 인체의 등쪽에 분포되어 있는 오장육부(五臟六腑)의 반응점인 배수혈(背兪穴)에 자극을 줌으로써, 이상이 있는 내장(內臟)의 기능을 조율 할 수 있기 때문에, 기허증세로 불편한 몸을 회복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